취학전 준비, 실전교육법(1)에서는 "엄마 마음 잡기"를 제시하였습니다.

아이에게 무언가 가르치기 이전에 엄마 마음속에 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는거죠.

일곱살에게 중요한건 당장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이지,

일년뒤에 갈 초등학교라는 곳에서 내가 뭐가 준비되어야하는지,

시험점수 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걱정할 것이 아니니까요.

결국 취학전 준비라는 것은 아이의 준비가 아니라 엄마의 준비입니다.

 

하루하루 흘러가는대로 아이 양육에 바빴던 엄마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아이의 행복 지켜주기'에 '학교입학'이라는 현실을 맞닥뜨리게 되면,  자기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학교 공부가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지만, 그래도 학교 입학해서 중간은 했으면 좋겠고, 아이 자존심이 다치지 않을 정도는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면,

더욱 어려울 수 있는 게 "취학전 준비"입니다.

애초에 내 새끼 공부는 잘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선행하고 준비한 엄마들은 그간 챙겨온 것들을

다지고, 더하면서 자신의 목표에 가까워지는 듯한 심적 위로를 받을 겁니다.

그런데 이도저도 아니게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했던 엄마들은 대한민국 교육열풍을 쐬기 일보 직전이니 얼마나 걱정이 되겠습니까.

 

저또한 여느 엄마들처럼 흔들리고 불안합니다.

이미 걸어본 길도 아니며, 내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서 충분히 만족하거나 행복하다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는 못된 습관은 끊임없이 내 부족함을 탓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충분한 돈을 쥐고 있지 못하단 현실도 가끔은 암울합니다.

이런 제가 여러분들께 어떤 교육적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봤습니다.

 

일단 확실한건 누구나 다 불안하다는 거죠.

 

그러나 그렇게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를 알고, 내 아이를 안다면, 내 갈 길 정도는 찾을 수 있다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뜬구름같은 이야기인가요?

 

 

 

 

구체적인 방법 제시를 한번 해볼께요.

이번 칼럼에서는 "국어"에 대한 취학전 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학교 공부에서도 메인이 된다고 일컬어지는 것은 "국영수"입니다.

특히 국어능력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강조! 강조!

밑줄 쫙~ 해주셔야하지요.

이렇게 강조되는 국어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독서는 좋은 것이고, 어릴때부터 책을 읽혀서 독서습관을 잡아줘야한다고 하지요. 

책을 자연스럽게 많이 보다보면, 한글을 깨치는 것도 쉽게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요. 과연 그럴까요?

자연스럽게 책을 보고, 책을 좋아하면, 어느 순간에 글을 깨우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초등학교 입학전이 될지, 그 이후가 될지, 그리고 그러한 글 깨우침이 글쓰기로 연결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글학습지를 적정시기부터 시작하거나 아주 어릴때부터 몇년간 꾸준히 한 아이,

부모가 아주 열심히 책을 많이 읽어주고, 읽게 시킨 아이는 확실히 글을 빨리 깨우칩니다.

 

자. 여기서 생각 한번 해보세요.

여러분들의 목표는 어디에 있나요/

글읽기는 언제까지 독립해야하는겁니까?

목표에 따라 해야할 것들의 양, 수준은 달라집니다.  

 

 

햇님군의 경우, 어릴때부터 책을 자연스럽게 곁에 두었고, 자기전 책읽기는 꼭 하면서 책과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그러나 저와 제 남편이 열성적으로 책을 "많이" 읽어주진 않았습니다.

한글에 관심을 보이는 듯 해서 모 한글학습지를 했다가 방문선생님이 바뀌면서 방문학습에 대한 신뢰가 깨졌고, 그 이후로 학습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독의 시기는 따로 있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많이 읽어주려고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만5세가 넘고나서 한국나이 6세일때, 아주 잠깐 엄마표로 한글공부를 봐줬습니다. ( 상반기 하반기 한달정도 하루 10분씩 봐줬어요.) 

이런 상태속에서 아이가 보여주는 한글읽기 실력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받침이 있는 글씨를 읽기 어려워하고, 책을 술술 소리내어 읽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스스로 책을 골라 봅니다. 뭘 어떻게 보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는 도서관에 가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집에서 어느순간 심심할때 책을 펼쳐듭니다.

 

제가 아이의 취학전 국어능력을 어디까지 맞추느냐 목표를 둔다면, 아마도 거기에 따라 방법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음독을 술술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걱정이 와락 쏟아져나오며, 제가 선택한 방법은 두가지였습니다.

(이때 저의 목표는 일명 한글떼기가 되겠지요.)

 

 

짧은 문장이 담긴 자연관찰 책 하루에 한권 읽기와 도서관 자주 가기.

 

자연관찰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아이가 과학을 좋아합니다.

둘째, 책속 내용이 사실적이며 문장이 짧습니다.

셋째, 아이가 그간 생활하면서 보고 겪은 자연의 이야기들을 책 속 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음으로 인해서 좀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줄 수 있었지요.

 

 

도서관을 자주 가게 된 이유는 

첫째, 현재 집에서 소장하고 있는 책을 펼쳐보기엔 유혹이 너무 많았습니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하루종일 놀아도 모자랄 판이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고, 책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더 많았지요.

          도서관에 가면 책읽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둘째, 아이에게 새로운 책, 재미있는 책을 골라서 사주기엔 엄마의 수고가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도서관에 가면, 아이가 알아서 마음에 드는 책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지요.

 

      

이렇게 제가 선택한 방법들을 실행해나가면서 세세하게 수정된 사항들이 있습니다.

대략 일주일정도 아이가 직접 음독하게 했던, 어찌보면 아이에게 책읽기를 강요했던 시간은 딱 일주일이었습니다.

일주일 후, 저는 아이에게 책을 소리내어 읽으라고 강요하는 시간을 단 5분도 갖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아이와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보면서, 재미있는 그림속에 빠져 웃는 아이의 얼굴, ' 아 재미있다'라는 그 표정을 봤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인 제 아이가 한글을 못 읽고, 한글을 쓰지 못해서 문맹이라는 고난의 시간을 가질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마인드라면,  햇님군은 내년 학교에 입학해서 책을 잘 못 읽고, 받아쓰기 점수가 나쁠 수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며 보긴 하지만, 어쨌거나 한글독립이 된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저는 아이가 지금 이 순간 웃는게 좋습니다. 일분이라도 엄마앞에서 억지로 인상쓰며 힘들게 쩔쩔매는 꼴을 보이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못하는게 있고, 모자란 것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채워나가는 것이 사람 사는 것이라고 익히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햇님군에게 경험하게 하고, 익히게 하고 싶은 것은  "오늘 하루 얼마나 더 많이 웃느냐, 행복한가" 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읽기요? 그건 어땠을까요?  

처음엔 햇님군이 책읽기를 잘 못한다고 온갖 우는 소리를 남편에게  해댔습니다. 

이제 앞으로 매일매일 도서관에 가겠다, 지금처럼 미친듯이 놀러다니지않겠다.

돈이 없으니 힘들게 도서관을 다니는거 아니냐. (돈있음 책사서 봤다~ 라는 말씀 ^^; ) 로또를 맞아야겠다.

별 소리를 다해댔고 저의 오버에 남편은 제발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아주 우아하게 말씀하셨지요.

 

아이와 몇일 도서관을 다녀보니 힘들더이다.  매일매일 어떤 사교육을 받느라 매여있는 몸도 아닌데, 도서관 가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매일 도서관 가겠다는 생각은 접었습니다.

그렇지만, 도서관을 열심히 다녀야겠다고 다짐해서 다녔습니다. 그러다보니 좋은 점이 있더군요.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이젠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훨씬 많은 아이라서, 제가 아이와 함께 무언가를 즐기고 같이 할 시간이 정말 적었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책을 같이 읽다보니 같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더군요.

문장이 긴 지식 중심의 책을 읽는 것은 재미가 없기 때문에,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책을  읽어주거나 그림이 예쁘고 글자가 적은 책을 골라봤습니다.

빨리 많이 읽으면 제 목만 아프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글이 적지만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고, 그림이 예쁘고 신기한 책을 천천히 읽어줬습니다.

 

 

불안해하다 무언가 방법을 찾아서 실행하며 시행착오를 겪다 내 길을 찾아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어떤 마음으로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국어 능력은 어떻게 쌓아야하는걸까요?

 

학교 시험점수 90점 이상을 꿈꾸신다면, 지금 당장 학습지를 신청하시거나, 서점에서 문제집을 사서 매일 꾸준히 조금씩 푸는 습관을 들이세요.

아이가 직접 소리내어 책을 읽게 하고, 최소 하루 5권 이상 각종 영역별 책을 두루 읽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일기 쓰기와 받아쓰기도 조금씩 준비하세요.

 

하지만.. 여러분의 목적이 다른데 있다면, 여러분만의 노하우를 찾아보십시오.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실행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답을 찾으세요.

 

 

다음편에선  "영어"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47.jpg 041.jpg 

 * 햇님군과 도서관에서 본 "검은 사자" , "파리에 간 사자" 라는 책입니다.

검은 사자라는 책은 미술관 그림속 사자를 통해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그림책입니다.

파리에 간 사자는 프랑스 파리 광장에 있는 사자상을 모티브로 해서 그려진 그림책이지요.

둘다 독특한 그림과 기발한 상상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좋은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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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희
대학에서 국문학을,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 시대의 평범한 30대 엄마. 베이스의 낮은 소리를 좋아하는 베이스맘은 2010년부터 일렉베이스를 배우고 있다. 아이 교육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것부터 챙겨 나가는 게 옳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아이 교육 이전에 나(엄마)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믿으며, 엄마이기 이전의 삶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행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엄마와 아이가 조화로운 삶을 살면서 행복을 찾는 방법이 무엇인지 탐구하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베이스맘의 베이스육아’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이메일 : hasikicharu@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bass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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