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
저는 햇님군과 둘이서 성북동 나들이를 했습니다.
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온 아빠를 배려해서, 아빠는 늦잠을 자게 놔두었어요.
항상 지나가던 동네 길..
길눈이 어두워 미쳐 돌아보지 못했던 성북동..
마침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성북동 탐방 프로그램이 있어 신청해보았답니다.
저는 작년 가을부터 아이와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요.
유치원 같은 기관을 다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바깥 나들이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집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다간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칠 것 같고,
그런데 그건 무언가 아닌거 같고..
남자 아이 혈기를 마음껏 펼치기도 어렵고..
집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사실 저는 걷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조금은 심각한 길치랍니다.
덕분에 낯선 상황을 무서워하고, 겁이 많은 아이에게
"엄마와 함께 길 헤매기"를 선물했습니다.
어느순간 아이에게 '겁' 대신 '모험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2-3시간 걸어도 끄덕없는 다리힘이 생겼습니다.
밤에 숙면하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저는 아직 제대로 된 여행을 해본 경험이 없어요.
여행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하지 않나..
지레 겁먹고 "돈"때문에 여행을 해보지 못했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돈 들여서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좋은 구경을 할 수 있다는걸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한바퀴.
동네 근처 이곳 저곳.
가볼 곳이 상당히 많을 겁니다.
그저 스쳐지나갔던 거리를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걸어다니면
볼 거리가 상당히 많을거에요.
지금 살고 있는 곳 근방을 천천히 잘 둘러본 후에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도 발을 옮겨볼까 합니다.
우리나라 여기저기를 돌아다닌 후엔
세계 다른 나라를 돌아다녀보고 싶습니다.
작은 발걸음의 '시작'으로
저의 일상이 그리고 여러분들의 일상이
조금은 달라지길 소망해봅니다.
최순우 옛집에서
최순우씨의 무량수전 글을 읽어주고 있는 중
수연산방에서 다례체험
심우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