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
딸을 바보처럼 사랑하는 요즘 아빠들을 가리키는 신조어.
아무 생각 없이 자칭 ‘딸바보’로 불렀는데
요즘 뽀뇨는 아빠를 제대로 된 딸바보로 만들고 있다.
아직 아이가 하나다 보니 ‘딸’아이와 ‘아들’아이가 어떻게 다른지를 잘 모르는데
이제 22개월이 된 뽀뇨가 제법 여자아이의 티를 내면서 아빠를 홀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냐고?
(바보는 보통해서는 바보가 아니다. 아주 덜 떨어져야 바보다. 내가 진짜 ‘딸바보’임을 한번 증명해 보이겠다. ㅡ.,ㅡ;)
우선 뽀뇨가 아빠를 부르는 소리가 꽤 우렁차졌다.
엄청 목을 쓰면서 아빠를 부르기 시작했다.
‘딸바보’들의 마음을 100% 흔들어놓는 소리는
복권 당첨소식도, 풋풋한 첫사랑과의 마주침도 아닌 딸아이가 아빠를 부르며 달려오는 소리다.
“아빠~”,
이 글을 읽는 아빠는 눈을 감고 한번 상상해보라.
어떤가?
몸에 닭살이 돋도록 희열에 젖는다면 당신은 바보다.
두 번째는 달려온 이유를 말해준다.
“아빠, 안아조.”
요즘 뽀뇨는 요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 단어를 이야기하더니 이제는 두 단어를 결합할 줄 안다.
‘명사’와 ‘동사’의 결합은 아담과 이브의 결합보다 더 신비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직까진 “우유 조”, “여기 앉아”, “이리 와” 등 단순한 문장을 구사하고 있지만 말이다.
안으면 또 무슨 일이 펼쳐지는가?
먼저 벽에 걸린 시계를 가리키며 ‘시계’
그리고 옆에 있는 ‘냉장고’, 그리고 또 옆에 있는 ‘가방’이며 ‘의자’며 ‘사진’이며..
도대체 이 많은 단어들은 어떻게 배운 것이며
누가 가르쳐 주었단 말인가?
진짜, 거짓말 하나 하지 않고 나는 알려준 적이 없다.
내가 똑똑히 봤는데 뽀뇨 (외)할머니도 알려준 바가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이 아이의 머릿속에 단어를 심어주었단 말인가?
갑자기 밀폐된 항아리 안의 과일 껍질에서 초파리가 생긴다는 실험가설이 떠오른다.
럴수 럴수 이럴수가.
딸내미 뽀뇨의 애교작렬, 초천재성을 목도하며
아빠는 이명박대통령이 이야기하는 “손녀딸을 안고 펄쩍펄쩍 뛰었습니다”라는 표현에 무척이나 공감이 간다.
정말 하루에도 ‘뽀뇨를 안고 펄쩍펄쩍 뛰고 싶은’ 심정이다.
세상의 딸바보들아,
딸내미가 이뻐 세상에 나 바보라고 소리치고 싶은 거 다 안다.
그러니 이제 일도, TV도, 술담배도 잠시 집어치우고
딸아이 애교 3종세트를 한번 누려볼지어다.
<그러니까, 아빠가 양파까지 말랬지.. ㅋㅋ 흘겨보는 모습도 애교덩어리>
*아래 사진을 클릭하시면 뽀뇨의 초천재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