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JPG

 

산딸기를 따서 하늘이 입에 넣어주는 바다.

하늘이는 더 달라고 입을 짝짝 벌린다.

산책길 풀 숲 사이로 빨갛게 익어있는 산딸기를 따 먹으며

보슬비도 마다 않고 신나게 논다.

기분이 좋은 바다는 노래를 지어 부르기 시작한다.

“내 마음이 너~무 행복해~! 음~달콤해~!”

그러더니 나를 보고 씨익 웃으면서

“너 진짜 멋진 엄마야!” 하고 한 마디 칭찬을 날린다.

바다는 좋아서 흥분하거나 마음이 진하게 통했거나 몹시 화가 나면

나를 ‘너’라고 부른다. 처음 몇 번은 정정을 했지만 지금은 그냥 둔다.

영어로는 엄마든 할머니든 ‘you'가 맞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더워지면서 산딸기를 따먹기 시작했는데

긴 산책로에 꽤 많이 열리기 때문에

가끔 산책하고 오는 아빠가 한 주먹 따서 오고

우리도 가서 따 먹는 재미가 정말 최고다.

검붉게 익은 것은 아주 달콤하고

선홍색으로 익은 것은 새콤한 것을 알게 된 바다는

검붉은 산딸기를 발견하면 “아! 엄청 달콤한 거야!”하고 흥분해서 산딸기를 따서 입에 넣고

“으으으음~!” 감탄하며 눈을 감고 먹는다.

 

우리가 집 근처에서 하는 놀이는 주로 이렇게 열매 따고 꽃이나 허브 냄새 맡고

이유 없이 뛰어다니는 건데 이제는 이렇게 놀아야 논 것 같다.

걷고, 뛰고, 주저앉고, 눕고, 춤추고, 만지고, 맛보고, 던지고, 파고...

아이들의 놀이에는 한계가 없다.

 

오늘 산책길에 있는 산딸기를 모조리 다 따 먹었으니

연두색으로 달려있던 아기 산딸기가 크고 붉게 익을 때 까지 한동안 기다려야겠네.

아, 기대된다.

 

 

 

DSC04496.JPG

 

DSC04517.JPG 

 

DSC04519.JPG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467747/4b2/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1645 [양선아 기자의 육아의 재발견] “엄마, 나는 왜 피아노 안 배웠어?” imagefile [4] 양선아 2016-06-22 13520
1644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아이도 아닌, 청년도 아닌, 그 어디쯤... imagefile [2] 신순화 2016-06-21 9658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엄마를 너라고 부를 때 imagefile [1] 최형주 2016-06-20 9190
1642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독일,오스트리아 연수이야기2-독일의 믿을수없는 저녁 imagefile [6] 홍창욱 2016-06-17 8721
1641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아이 생일날 받은 타인의 선물 imagefile [6] 윤영희 2016-06-17 6422
1640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시골 생활 5년, 뱀도 견뎌지는구나.. imagefile [12] 신순화 2016-06-15 26431
1639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땅 속의 사과, 감자 캐러 가자! imagefile [2] 윤영희 2016-06-14 12135
1638 [강남구의 아이 마음속으로] 돈의 의미 imagefile [8] 강남구 2016-06-13 31754
1637 [송채경화 기자의 모성애 탐구생활] 불안하다고 불안해하지 마 imagefile [2] 송채경화 2016-06-10 13430
1636 [아이가 자란다, 어른도 자란다] 둘만의 퇴근길, 첫사랑처럼 imagefile [6] 안정숙 2016-06-09 11163
1635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독일, 오스트리아 연수이야기1- 숲과 자전거의 나라 imagefile [2] 홍창욱 2016-06-08 8322
1634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남자의 매력, 남편의 매력 imagefile [15] 신순화 2016-06-07 44982
1633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배꼽 인사만 인사인가요 imagefile [12] 케이티 2016-06-07 11070
1632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새로운 시대, 새로운 육아를 imagefile [4] 윤영희 2016-06-06 7397
1631 [즐거운아줌마의 육아카툰] [육아카툰54편] 찬이 엄마~ 땡큐 imagefile [9] 지호엄마 2016-06-01 6838
1630 [강남구의 아이 마음속으로] 아내 빈 자리, 엄마 빈 자리 imagefile [7] 강남구 2016-06-01 22071
1629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가난과 어린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imagefile [9] 윤영희 2016-05-31 15888
1628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열 네살 아들과 '통'하고 삽니다!! imagefile [6] 신순화 2016-05-26 10719
1627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아이의 재능, 찾아도 걱정 imagefile [2] 윤영희 2016-05-24 8393
1626 [송채경화 기자의 모성애 탐구생활] 인테리어는 안드로메다로 imagefile [2] 송채경화 2016-05-24 13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