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간 잘 지내셨나요?

 

저는 이래저래 마음이 편하지 않은 한주였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대구중학생 자살 사건때문이었는데요,

저 또한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었고, 자살을 꿈꾼 적이 있었으며

저의 아이도 기관에서 상급생 아이의 성추행, 기관내 장과 교사에 의한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이지요.

 

세상에 태어나 사회에 몸을 담그면, 그 어떤 폭력과도 떨어질 수 없는게

사람의 숙명 같습니다.

 

왜 꼭 누군가 죽거나 죽을만큼의 상처를 입은 후에야 "조금" 아우성을 떠는지..

이 세태가 정말 안타깝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폭력에 대처하는 어미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일단 아이와 샴쌍둥이가 되어 24시간 붙어있지 않는 이상,

아이를 폭력으로부터 지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내 아이가 폭력에 노출되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한 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문제점, 대책 등은 이미 많이 보셨을거라고 생각해요.

아이의 인성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고, 학교에서 아이들 지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피해학생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되어있지 못한 점.

고로 가정에선 아이들을 좀더 섬세하게 케어하며,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고, 인성교육에 힘쓰고,

학교에선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아이들 지도를 해야한다 등등..

 

앞으로의 제도적 개선책을 별개로 새끼를 둔 어미가 할 수 있는 방법.

제가 생각한 방법은 "오지랖 넓은 엄마, 깡이 센 엄마, 모든 아이의 엄마라는 마음가짐 갖기"입니다.

 

오지랖이 넓다는 무슨일이고 참견하고 간섭하는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요즘 사람들. 내 일 아니면 남의 일에 신경안쓰고,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고 더러워서 피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일에 있어선 오지랖이 넓어야합니다.

그게 당장 눈앞의 내 새끼 일이 아니어도 말입니다.

 

몇 달전 햇님군의 축구수업때 어떤 사건이 있었어요.

수업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이 나타나지 않았고, 아이들은 공 한번 찰때마다 "시X"라는 욕을 하면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6세부터 초등생까지 섞여서 하는 수업인지라 제일 어린 연령의 아이엄마인 저는 체육관에서 수업참관을 하는 편인데요,

이날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요즘 애들 무섭다곤 하지만, 성질이 불같은 저는 애들을 다 모아놓고 일장 연설을 했습니다.

(햇님군은 슬쩍 다른 쪽을 쳐다보며 '저 아줌마는 우리 엄마가 아니에요'의 모션을 취하시더군요 -_-)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어서 그런건지, 저 말고도 다른 어른들이 뒤에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은 얌전히 저의 훈계를 들었습니다.

 

오지랖이 넓으면 내 새끼만 외눈박이로 바라보기를 할 수 없습니다.

내 새끼랑 친한 아이가 누구인지, 내 새끼랑 친하지 않아도 내 눈에 보이는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문제가 보인다싶으면 관련된 다른 사람에게 말하게 됩니다.

 

 

 

깡은 왜 세야하냐구요? 혹시나 오지랖 떨다가 칼 씹는 청소년 혹은 막장 어른들 만났을 때 주저함없이 맞서야하니까요.

문제를 보시면, 피하지 마십시오.

당장은 귀찮고 내 일 아닌거 같아도 근성있게 물고 늘어지십시오.

사회와 인류평화를 위한 일입니다.

작게는 내 자식을 위한 일입니다 ^^;

 

 

 

 

모든 아이들이 내 아이같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면, 세상이 달리 보일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에서 문제로 제시되는 것중 하나가 바로 가해자 부모의 자세인데요,

피해자인 아이가 내 아이라면,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안하무인의 자세로 문제를 회피할 수 없을 겁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중간 상태에 있는 것 같은 아이들의 부모들은 문제가 없을까요?

아니요.

또다른 이름의 비겁한 가해자입니다.

폭력을 목격하고도 그것에 입을 다물게 아이를 키운 당신,

폭력에 저항하는 아이로 키우지 않은 당신은

비겁한 가해자입니다.

 

 

대구 중학생의 자살사건이 난 그 날..

저는 햇님군에게 뉴스기사를 이야기해줬습니다.

처음에는 사건을 이야기하고, 너도 만약 어떤 폭력을 경험하게 되면 엄마아빠에게 꼭 이야기해달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몇일 뒤엔 너 아닌 다른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면 엄마아빠,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해야하는거라고 말했습니다.

니가 그렇게 하지않으면, 괴롭힘을 당한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줬습니다.

 

 

제가 제 아이의 기관폭력을 알게 된 경로는 직접 목격과 간접 목격입니다.

직접 목격은 어린이집 근처 식당에서 밥 먹다 우연히 보게 된 것이구요,

간접 목격은 S 놀이학교 같은 반 아이의 입을 통해서,  그 아이의 부모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어서였습니다.

 

어린이집이든, 학교든 어딘가 기관에 아이를 보내고 계신 부모님들은

"꼭" 같은 반 아이 한 명 정도는 자주 왕래하며 알고 지내세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경우엔 특히나 속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아이의 시선과 그로 인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이름과 얼굴 아는 걸론 택도 없는 일입니다.

 

문제가 생겼다면, 문제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시고,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시고, 그것의 정보를 공유하십시오.

당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를 둔 엄마는 아이를 두었다는 이유로 그 세상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약자임에 틀림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강해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2011년 5월부터 육아블로그를 개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042.jpg

예전에 살던 아파트내 놀이터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던 사진이에요.

요즘 애들은 서로 어울려노는 것도 잘 못하더군요.

제가 나서서 판을 깔고 같이 몇번 놀고나서야 애들끼리 신나서 놀기 시작했습니다.

내년 봄.. 날이 따뜻해지면, 새로 이사온 곳에서 신명나게 놀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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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희
대학에서 국문학을,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 시대의 평범한 30대 엄마. 베이스의 낮은 소리를 좋아하는 베이스맘은 2010년부터 일렉베이스를 배우고 있다. 아이 교육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것부터 챙겨 나가는 게 옳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아이 교육 이전에 나(엄마)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믿으며, 엄마이기 이전의 삶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행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엄마와 아이가 조화로운 삶을 살면서 행복을 찾는 방법이 무엇인지 탐구하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베이스맘의 베이스육아’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이메일 : hasikicharu@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bass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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