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버거, 미니 파운드 케익, 집에 있던 초.
큰산, 바다, 하늘과 작은 식탁에 둘러 앉아 초를 켜고 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선물이 없어도, 케익이 아닌 작은 빵들이어도 마음이 풍족했다.
어젯밤 내가 나에게 준 편지가 있고
남편과 두 딸이 있어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었다.
평범하게 조용히 생일날이 저물어 간다.
좋다.
2015. 3. 23
+ 아, 너무 조용했어~ 생각해보니까~
선물도 미리 미리 얘기해서 챙길 걸 그랬고~
그 땐 풍요로웠는데 지나고 보니 좀 아쉽네요~ ㅋㅋ
둘째는 훨씬 여유롭게 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상황과 실수의 연속입니다.
열심히 넣어서 빨았던 산소계표백제에 형광증백제가 들어있었고
목욕을 거의 못 시킨 하늘이 겨드랑이에 찐득한 태지가 심하게 끼어있었고
아직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안 자고 버티고 오는 바다가 많이 피곤했던지 열과 콧물 증세가 있습니다.
저는 회음부 수술한 부위가 덧나서 재봉합 수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배는 계속 고픈데 먹을 건 없고, 내가 해서 먹어야 하는데 손목은 시큰거리고.
이렇습니다. 대충. ㅋㅋ
그런데 하늘이가 참 잘 먹고 잘 자고요
바다는 어린이집이 낮잠은 자기 싫지만 재미있나봐요.
아침에 어린이집 가자고 아빠 손을 잡고 끌더라고요.
큰산은 일이 재미있고 글도 마구 마구 써져서 피곤하지만 행복해하고요.
저도 이렇게 글 쓰고 그림 그리면서 행복하고요.
최근에 읽은 책에서 나의 그림자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그 사람은 온전해지고 매력적이된다고 했는데
저의 일상도 이렇게 빛과 그림자를 가지면서 온전하고 재미있어지나봅니다.
아, 젖이 찡하게 도네요. 하늘이가 먹을 때가 되니.
저는 또 한바탕 젖을 물릴게요.
평화롭고 즐거운 봄 날 보내시길 바래요.
제 몫까지 긴 긴 산책도 많이 즐겨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