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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 46일 차

젖 트림

 

젖을 주고 나서 트림을 시키려고

바다 등을 아무리 두드리고 쓸어내려도

트림을 안 한다.

 

그래서 괜찮나보다 하고 내려놓으면

방금 먹은 젖의 많은 양을 토해냈다.

계속 그랬다.

 

젖을 주면서도

이따가 또 트림을 못 시키면 어쩌나

걱정을 하느라

바다 얼굴이 눈에 안 들어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빠 품에서는

금방 트림을 "꺼억~"해서

젖을 주고 나면 애타게 남편을 찾아

트림을 부탁했는데

고마우면서도

'나는 왜 안 될까?'하는

열등감에 시달렸다.

 

시간이 지나 마음이 조금 편해져서

'결국 나오겠지.'하고

무심히 등을 툭툭 두드리니

내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시원한 트림 소리가 들렸다.

 

꿈에서도 다시 듣고 싶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기분 좋은 바다의 트림 소리다.

 

 

 

 

 

50-1.jpg

 

 

모유 수유 50일 차

젖 시식회

 

꿈을 꿨다.

 

짜놓은 젖을

아는 사람들을 불러서

먹이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친구에게

너도 먹을 거야?”하고 물으니

나 많이 먹어야 돼.

어렸을 때 젖 못 먹어서.”라고 한다.

그래서 큰 맥주잔에

득 따라주니 원샷을 했다.

 

우리 집 냉동실에

얼린 젖이 점점 쌓여가고 있어서

버리기는 아깝고

누가 가져가서 먹이면 좋겠는데...’

하는 참에 꾼 꿈이다.

 

꿈을 꾼 지 며칠 후에

모유 은행을 알게 되었고

나는 마음껏

모유를 기증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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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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