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드디어 뽀뇨에게 동생이 생겼다.

뽀뇨가 2010년 5월 생이니 3년 3개월만에 둘째를 임신한 것이다.

그 동안 둘째를 기다리는 우리 부부의 심정을 글로 풀어쓴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아이가 그냥 생긴다거나 부부 두 명만 노력해서는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많이 깨닫게 된다.

 

어떻게 둘째가 생기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올해 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여러 명이 태몽을 꾸었다.

개꿈인지 모두 불발로 끝나게 되었지만 그만큼 온 가족의 관심이 쏟아졌다.

관심은 그냥 쏟아지는게 아니라 물질로 환원이 되었으니 장모님이 녹용을 다려서 보내주셨다.

아내가 평소에 약을 잘 챙겨먹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그 약은 보약 좋아하는 남편 몸으로 본의 아니게(?) 들어갔다.

 

두 번째는 시어머니가 맥을 짚어 조제를 하라고 거금을 하사하셨다.

여름 뜨거운 비닐하우스에서 힘들게 번 돈인지라 쉽게 받을 수는 없었지만

손자 보고 싶은 마음이라 생각하고 모른 척 받았다.

동네에 실력 있는 한의원에 찾아간 아내에게 원장님은

 

“아이는 하늘에서 주는 겁니다. 마음 편하게 먹고 기다리셔요.

한가지 조언을 더 드리자면 너무 자주 관계를 가지면 오히려 아이가 잘 생기지 않아요”

 

라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

아이는 하늘이 주는 거라는 이야기를 병원 원장님이 했다는 소리에 한번 빵 터지고,

한의원 처방전 금식, 마음가짐 리스트를 보고는

“보약 먹어서 임신 한건지 처방전대로 하다가 몸이 좋아져 임신 한건지 구분이 안가겠어요”

라는 아내말에 또 한번 빵 터졌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는 원장님 말마따나 너무 노력을 많이 한듯하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는 선조의 지혜를 그대로 이행하는가 하면

조급한 마음에 배란일을 알려주는 테스트기를 구입하기도 했다.

나만 둘째를 갖지 못해 안달이 난건가라고 생각할 찰나, 짠순이 아내가 고가에 구입 했으니

역시 부부는 일심동체인듯 한데 사실 한발짝 더 나간 일도 있었다.

 

한번은 정신없이 외부에서 미팅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급하게 전화가 왔다.

“자기야, 빨리 와보세요”.

무슨 일인가 하고 정신없이 집으로 달려갔고, 시간은 야밤이 아닌 대낮이었는데...

나를 부른 것이 고가의 테스트기에 뜬 ‘바로 지금’이라는 것을 대낮의 샤워를 하며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노력했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에도 생기지 않던 둘째가

한약을 먹은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반응이 나타났다.

임신 테스터기에 줄이 간 것이다.

너무 기분이 좋아 원장님께 전화를 드리려는 순간

‘이것이 보약 때문인지 아니면 아내 말마따나 처방전 때문에 몸이 좋아져서 인지,

이도 아니면 일주일간의 서울출장으로 인한 ’텀‘때문인지를 몰라서’ 수화기를 놓은 적이 있다.

 

원인이 어떻게 되었건 내년 3월이면 동생을 맞이하게 될 뽀뇨에게 아빠가 시키는 말이 있다.

“뽀뇨, 엄마한테 시장가서 동생 사오라고 하세요”.

 4살 터울인 나의 막내누나가 늘상 엄마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동생을 갖고 싶어서 어린이집에서 동생뻘 아이들 뒤만 졸졸 쫓아 다니는 뽀뇨에게

드디어 챙겨줄 동생이 생긴 것이다.

 

 모두가 노력한 선물이라 더욱 값지다.

 

<미리 인사드려요 ^^;>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뽀뇨가 동생을 위해 만든 한라산을 보실수 있어요 ㅎㅎ

동생.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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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욱
세 가지 꿈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아내를 설득, 제주에 이주한 뽀뇨아빠.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가 만든 작품인 뽀뇨, 하나와 알콩달콩 살면서 언젠가 가족끼리 세계여행을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제주의 농촌 마을에서 '무릉외갓집'을 운영하며 저서로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제주, 살아보니 어때?'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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