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맨날 눈팅만 하다가 또 상담드릴게 있어서 로그인했습니다...
제 큰애는 올해 7세가 되었어요..
작년 가을 요르단으로 여행을 다녀 왔어요.
고대 유적지를 둘러보는데..
여긴 옛날 사람들이 살던 곳이냐..그 사람들은 모두 죽었느냐..엄마랑 나도 죽느냐..어떻게 하면 안죽을수 있느냐..
이런 질문을 자주 했어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은 다 죽는다..지금 걱정해도 소용없다..원래 그런거다..신나고 즐겁게 지내면 안죽을수 있다..
이런 대답을 해준거 같아요..
이런 질문할때는 거의 울것 같은 얼굴이었고요..
그후 두달쯤 뒤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갑자기 돌아가셔서..가족 모두 비통해했지요.
제 아이들도 장례식장에서 3일 보냈고요, 장지에도 갔고요..
장례식장에서는 그냥 심심해서 짜증부리는 철없는 애들이었고..
하지만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이 어른들한테는 작은 위로가 되었었죠...
장지에서 돌아와서 할머니 집에 있을때..큰애는 .. 땅속에서 어떻게 하늘나라로 가느냐고 물어서..
어른들의 기분을 환기시켜 줬어요..
그냥 갈수 있다고만 대답해줬어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후,,
어느날..
엄마, 엄마 아빠가 돌아갈때 누가 와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네요..
그래서 제가
엄마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면 ㅇㅇ랑 ㅁㅁ는 아무도 돌봐주지 않을까봐 무서워? ..라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엉엉 울며 그렇다고 해요..
걱정하지 마,, 엄마만큼 ㅇㅇ를 사랑해주는 사람 오라고 할께..라고 말해주고 꼭 안아줬어요...
이때 저도 좀 울었어요..아이 안아주면서..
그 뒤로도..여러번 이런 비슷한 대화가 있었고요..
그때마다 슬픈 얼굴이었지만..그래도 울진 않았어요..
요즘은 지나가는 말로 간단하게 하고 끝나는거 같아요..
저는 그때마다 걱정하지 말라고만 하고 있어요...
이럴때 어떻게 대답해주면 좋을까요?
죽음에 관한 동화책은 몇권 읽어줬어요..
그런데...사실 제가 그런책을 읽어주다가 눈물콧물 하는 바람에...오히려 역효과가 난거 같아요..
저는 종교도 없고..가끔 반야심경 정도 읽는 사람인데요...
아직 어리디 어린 아들한테 죽음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잘 모르겠어요..
사실 저 스스로 죽음을 생각해도 두렵기만 하고요..
아이는 남자아이지만..좀 여린 면이 있고요..
즈이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 줄어든 사랑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즈이 동생은 3세)
엄마는 ㅁㅁ만 이뻐하고!나랑은 놀아주지도 않고!라는 말을 자주 하거든요..
몇가지 덧붙이자면, 저는 직장맘이고, 아이 아빠의 육아 분담율은 높은편입니다.
2년전 제 친조카아이가 백혈병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났어요.
저는 늦둥이라서 부모님 연세가 많으세요..그래서 최근 10여년전부터는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는 걱정이 마음속에 있어요..(다행히 두분다 현재 건강하십니다.)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제아이가, 제 남편이, 제가...갑자기 돌아가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이게 제 솔직한 심리상태입니다.
제가 이런 상태이니..아이가 저런 질문을 해올때 평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거 같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하도 글이 주절이주절이 여서...질문은 저 위에 밑줄 그어두었어요.)
아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어머니가 많이 당황스럽고, 걱정이 되실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일은 어머니의 성향이나 아이의 기질, 환경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 아이의 나이 때문에 생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이는 지금 어리기 때문에 죽음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생명, 죽음, 이별과 같은 단어를 이해하려면 열살은 넘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죽음은 단순히 부모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엄마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은 엄마가 갑자기 없어질 수 있다는 것과 같게 받아들입니다. 지금이 아닌 나중에라는 것도 아이는 잘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시간에 대한 관점이 현재에 국한되어 있어 '나중에' 혹은 '커서라는' 단어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어머니가 개인적으로 어떤 견해를 갖고 있던 간에 아이가 죽음에 대해 질문하면 엄마는 항상 네 곁에 있다, 네 곁에서 없어지는 경우는 없다, 그래도 안심하지 못하면 엄마는 안죽는다는 말을 하셔도 됩니다. 어른 입장에서 보기보다 아이 입장을 고려하면 해결이 수월해질 겁니다.
(*본 상담은 조선미 선생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