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삼겹살 파티와 이웃커뮤니티

권오진 2018. 0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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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0602_1.jpg » 아빠학교 삼겹살 파티에 참석한 6가족.

지난 4월 14일, 오후 4시에 아빠 학교에서 6가족이 모여서 삼겹살 파티를 했다. 3월 어느 날, 옥상정원의 넝쿨 식물 사진을 올렸더니 고문인 김가현 아빠가 ‘거기서 삼겹살 파티를 하면 좋겠네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래서 그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니 10가족이 신청을 하여 진행을 결정했다. 그런데 당일 일기가 너무 불순했다. 기상청의 동네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 3시에 비가 그친다고 한다. 정말 전날부터 아침까지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긴장했다. 그런데 오후 3시가 되니 비가 기적처럼 그쳤다. 하지만 2가족은 비를 핑계로 참석하지 않았다.


오후 4시가 가까워져 오니 가족들이 속속 입장하기 시작했다. 맨 처음 주량 아빠 가족이 왔다. 오자마자 상추와 채심을 뜯는 요령을 아빠에게 알려주며, 5살 주호에게 가르쳐주라고 했다. 주호는 심혈을 기울여서 잎을 하나씩 딴다. 또한 해바라기 모종이 필요하냐고 물으니 동의한다. 이제 주호와 아빠가 화분에 모종 2개를 심었다. 그러는 동안 태성주 아빠, 희람혜람아빠, 예린이네도 왔다. 24개월 예린이는 도착하자마자 배꼽 인사를 예쁘게 해서 모두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2018041407삼겹살_1.jpg » 상추를 만져보고 있는 아이와 아빠.

이제 모든 가족에게 앞의 공터에서 쑥을 뜯어오라고 하며 봉지를 하나씩 주었다. 동시에 이것으로 천연 살충제를 만든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15분이 지나자 봉지에 가득 찰 정도로 뜯어왔다. 이미 냄비에는 물이 끓고 있다. 아이들은 고사리손으로 조심스럽게 쑥을 냄비에 넣었다. 이것을 30분 정도 팔팔 끓인 후, 식혀서 나중에 페트병에 나누어주었다. 이것의 효과는 대단하다. 식물에 희석해서 뿌려주면 진딧물이 없게 된다. 작년, 무인도 행사를 할 때, 이것을 만들어서 가져갔다. 항상 산모기가 극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에 올라갈 때와 일몰 후에 스프레이로 몸에 뿌려주었다. 그랬더니 재작년보다 현저하게 모기에 물린 아이가 줄었다.

DSC00547_1.JPG » 쑥을 뜯는 아이.

2018041410삼겹살_1.JPG


이어서 식물 영양제인 천연칼슘을 만들었다. 먼저, 미리 말려둔 계란 껍질 20개를 절구에 찧었다. 아이들은 서로 많이 하려고 경쟁을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1ℓ 유리병에 순서대로 넣었으며, 500밀리 현미 식초도 차례대로 부어주었다. 그러자 모든 부모와 아이들은 동시에 병을 바라보며 집중했다. 식초와 계란 껍질이 만나면서 강력한 화학 반응을 한다. 거품이 현란하게 일면서 빅뱅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소용돌이가 친다. 병 속에는 30%의 공간이 남았지만 거품은 이미 그곳을 채우고, 꽉 닿은 뚜껑 사이를 비집고 나오고 있다. 마치 폭발하기 직전의 상황처럼 보인다. 아이들은 폭발하면 어떻게 하냐고 두려워한다. 그래서 병을 구석에 놓은 후에 ‘피해라’라고 외쳤다. 이것의 사용법은 2주 정도 숙성을 시킨 다음, 1:100으로 희석을 해서 식물의 잎에 뿌리면 된다. 참가자에게는 작년에 만들어 놓은 것을 나누어 주었다.

 DSC00577_1.jpg » 계란 껍질로 천연칼슘을 만들고 있는 가족.

다음은 흙과 옥상 텃밭의 설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주었다. 흙도 좋은 흙과 좋지 않은 흙이 있다. 일반적으로 좋은 흙이란 통기성이 좋고, 유익한 미생물이 많아야 한다. 그러면 여기에 지렁이가 살기에 적합하다. 그래서 좋은 흙이란 땅이 숨을 쉰다. 그런데 나쁜 흙의 종류는 뻘흙이다. 워낙 밀도가 높아서 흙 속에 공기가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오래 두면 썩기 쉽다. 그러면서 미리 준비한 최고의 흙인 ‘낙엽 밑의 흙’을 보여주었으며, 아이들이 일일이 만져보게 했다. 그 촉감이란 부드럽고, 고슬고슬했다. 거기는 낙엽과 흙 사이에 공간이 있어서 통기성이 좋기에 산소공급이 원활하다. 그래서 유익한 미생물에 있기에 적합하다. 


이어서 가장 좋은 상토 종류인 피트머스를 보여주며 만지게 했다. 이 흙은 시베리아나 캐다다의 산림지역의 수십 미터 땅속에서 생산된 것으로 수만 년 동안 나무가 땅속에서 썩어서 생산된 것이다. 주로 블루베리 전용으로 사용된다. 아빠 학교 옥상 텃밭은 60평이며 작년에는 오이 수세미, 여주, 제비콩, 풍성 덩굴 등 줄기 식물을 심었다. 공중에는 많은 철사를 사용하여 격자를 만들었는데 그 길이가 1킬로가 넘었다. 그런데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설치를 했다. 바로 S자 고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넝쿨 식물은 특히 많은 양분이 필요하며 간격이 90㎝로 매우 길다. 모든 가족은 공중에 설치한 철사를 보며 감탄을 했다.

20170518_도윤희윤아빠_1.jpg » 숯에 불을 붙이는 가족들.

DSC00590_1.jpg » 익어가는 고기.

오후 5시가 되니 온도가 15도 밑으로 내려갔다. 드디어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다. 전기, 가스, 숯을 사용하는 3가지 방식이 준비되었다. 태성주아빠는 이미 준비를 마치고 굽기 시작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려고 숯을 담당했다. 번개탄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로 숯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절대 쉽지 않다. 이것을 본 아이들은 저마다 불을 붙이겠다고 난리다. 그래서 차례대로 직접 종이에 불을 붙여서 숯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켜봤다. 그러자 이제는 연기가 여기저기 아이들의 눈을 괴롭힌다. 그런데도 실눈을 뜨면서 불을 붙이려고 한다. 5살 주호는 불이 빨리 붙도록 박스 조각을 상하로 흔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자세를 보면 허공을 향한 자세였으므로 바람이 숯에 도달하지 않았다. 아빠들은 그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9살 서연이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새침했다. 하지만 불놀이가 시작되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불을 붙이기에 동참했으며 노고가 많았다. 그렇게 30분 동안 애를 쓴 후에 드디어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제 두 군데서 익은 삼겹살이 생산되면서 테이블에 놓이기 시작했다. 모두 환한 얼굴로 먹기 시작했다. 이날 모인 6가족은 대부분 첫 만남이다. 그런데도 마치 오랜동안 이웃으로 살아온 사람들처럼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 역시, 첫 만남이었지만 오랫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것이 바로 이웃커뮤니티의 현장이다. 그 중심에는 카페활동을 통하여 이미 얼굴을 익혔으며, 또한 불놀이가 큰 역할을 했다. 흩어진 아이들의 마음을 한 곳으로 집중하게 했으며 소통을 발생시켰다. 아이들에게는 4대 자동 놀이가 있다. 바로 물과 불과 모래와 눈이다. 이것만 있으면 부모가 없어도 저절로 놀이가 된다.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불놀이다. 하지만 화상의 위험성에 주의해야 한다. 6시가 넘으니 기온이 더욱 내려가서 쌀쌀하다. 참석자들에게는 함께 하는 아버지 대표이자 아빠 학교 고문인 김가현 아빠가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선물로 주었다. 그 밖에 은행까기도 했다. 아빠에게 공구를 주고 까라고 했더니 아이와 한 줌을 깠다.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을 찍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아이들은 모두 배꼽 인사를 하며 총총히 계단을 내려갔다.

 

2018041409삼겹살_1.JPG » 은행을 까고 있는 아이.

(*주호아빠가 올린 게시글:http://cafe.naver.com/swdad/50382)


사진 권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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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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