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아, 오늘이 드디어 1학기 기말고사를 보는 날이네.
"엄마, 1학년때 선생님이 오늘같은 시험 못보면 1학년 다시 다녀야 한다고 했는데, 서윤이 2학년
다시 다니면 어쩌죠?"
라고 말하면서도 시험이라도 별로 긴장되지 않는다는 너.
그래서 엄마는 걱정반 기대반으로 제발 문제만 천천히 제대로 읽자고 부탁한 아침.
서윤이는 시험이 있는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신나서 학교로 향해 달려갔지.
서윤이의 그 모습에 엄마는 대견하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했단다.
어제부터 엄마의 육아휴직이 시작되었잖아.
서윤이가 아기였을때도 함께 있어주지 못했지만, 더 늦기전에 서윤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생각으로 아빠와 엄마가 함께 결정하고 2년의 휴직에 들어간 첫날이었는데...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봐주지 않았던 공부, 그리고 시험준비를 함께하면서 엄마는 소리도 치고
모르냐고 윽박도 지르고... 그랬더니 잠깐 타임을 외치던 서윤이가 책상앞에 써 붙인 메모.
엄마와 공부할 땐,
소리지르지 않기
혼내지 않기
때리지 않기 약속
솔직히 왜 모르냐고 소리지르고 혼냈지만, 때린건 좀 너무했다.
옆에서 보면서 툭툭치면서 얘기한건데 때렸다니...
아무튼 그래도 때린거라 생각되었다면 엄마가 정말 잘못한거야.
엄마가 늘 공부잘하는 서윤이 그리고 뭐든 잘하는 서윤이가 아니라
그저 서윤이라서 좋다고 말하면서 왜 서윤이와 공부할때는 괴물이 되냐고 서윤이가 물었지?
미안해. 엄마가 잘못생각해서 그런것 같아.
서윤이랑 공부하는 시간이 좋은거고 서윤이가 좋은건데,
엄마가 서윤이보다 점수만 쳐다봐서 그랬던것 같아.
하지만, 서윤아 점수보다 더 중요한것은 모든일에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이야.
'서윤이는 끝까지 노력하는 아이입니다'라고 서윤이가 말한것 처럼 말이야.
서윤아,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모습.
엄마 화장품을 몽땅 발라버려 혼냈지만 회사에서 이 사진 보면서 힘내고 일했다는거
이제야 고백할께.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서윤아.
개그맨보다도 더 재밌는 생각이 생각주머니 속에서 마구마구 자란다는 서윤이.
항상 이렇게만 자라렴. 밝게, 그리고 재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