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아 ..엄마란다.
너에게 처음 써보는 편지에 웬지 설레이고 행복한 느낌이구나.
지금 오후 2시.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빙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난후
낮잠 시간이라 자고 있겠구나.
땀이 워낙 많고 오늘 날도 더운데 또 머리에 얼마나 땀을 흘리며
양팔을 벌리고 자고 있을지 엄마는 다 알고 있지^^
진달래반 친구들 모두 낮잠 잘 자고 있니? 안자고 있는 친구는 누구니?ㅎㅎ
엄마가 아빠와 만나면서 너의 소식을 접하게 되어서
너의 첫 소식은 기쁨으로 전해 주지 못했지 ㅠㅠ
너와 함께 결혼을 준비하며 우리 가족의 보금 자리를 알아보고
결혼과 임신이라는 큰 행사를 한번에 치루게 되었지.
엄마 뱃속에 있을때 엄마의 힘듦과 고민..걱정..눈물..들로
너에게 전달해 주게 되서 엄마는 네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너무 두려웠어.
엄마의 좋지 못한 감정들로 인해 네가 그대로 받아들여 지게 될까봐.
그러나 넌 분명 엄마와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고
엄마를 믿고 모두를 위해 태어나 주었구나.
예정일이 지나도 세상에 나오길 망설여 졌는지 엄마를 긴장감속에
지낸 1월 한겨울에 나에게 "엄마"라는 귀한 신분을 주었지.
작고 여리고 꿈틀거리는 10달의 엄마 품안에서 나와 엄마를 만나는 순간.
엄마는 정말 그 어떤 걸로도 표현할수 없는 되지 않는
행복함에 세상이 아름다웠단다.
하루씩 한달씩 점점 성장하는 너와의 일상들에 엄마는 하루 하루가 오는게
너무 좋았어.다음날엔 어떤 예쁜 응가를 해 놓을까.
어떤 이쁜짓을 할까.배밀이는 언제 할까. 엄마가 만든 이유식은 얼만큼 먹어줄까.
엄마 손은 언제 잡고 일어설까.
오직 엄마와 너..의 관계만 형성되는 시간들속에 엄마는 그렇게 산후 우울증도 박차 버렸지.
가늘고 여리다 못해 잡기만 해도 부러질것 같은 너의 팔 다리에
엄마는 행여나 잘못 만지면 아플까봐 내내 속싸개에 싸서 고이 안고만 지냈던
네가 외출시에 사람들이 몇살이냐 물으면
"4살이요 " 하며 손가락을 보이는 네가 너무 이쁘단다.
엄마의 빠른 직장 생활로 인해 넌 일찍이 시작한 어린이집 생활.
그리고 퇴근후 지친 몸에 스트레스에
네게 짜증도 내고 잘 케어 해주지 못했던 엄마의 미안함.
우리 재원이는 엄마 마음을 읽었는지 엄마의 걱정과는 달리
뭐든지 잘 적응해주고 엄마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 주었어.
엄마는 재원이 눈빛만 봐도 알아.
엄마한테 땡깡 부리고 싶고 레고도 사달라고 말해보고 싶은데
엄마가 늘 하는 멘트인 "안돼,"로 마무리 지어서
감추어 놓고 엄마 외면하는거..
또래처럼 방방 뛰고 징징 울고 사달라 떼 써보고.재원이도 그러고 싶은데.
4살 같지 않게 너무 철이 들어 버린 나의 아들 김재원.
엄마는 항상 재원이에게 얘기해주는 것처럼 말이야..
재원이가 좋아하는 폴리 비타민 처럼 엄마에게 재원이는 비타민이야.
봐도 또 보고 싶고 안고 또 안고 싶고.
재원이로 인해 즐거워 하시는 아빠.할아버지,할머니,고모들..
엄마는 재원이에게 감사해서 미안해서 사랑해서
더 잘할꺼야.
엄마라는 이름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살을꺼야.
이 편지를 먼 훗날 네가 읽게 될 날까지 간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