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개똥이를 재울때.
불끄고 누워서 남편은 옛날 이야기를 해 줍니다.
그런데, 그 옛날 이야기라는 것이 좀 특이합니다.
언제나 '옛날 옛날에... 로 시작하는 이야기 한토막을 소개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옛날 옛날에.
곰이 살고 있었어.
그 곰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
곰 친구 중에는 호랑이가 있었는데, 호랑이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지.
그래서 둘은 하늘님이 계신 하늘나라로 찾아 갔어.
비행기를 타고 말이야.
하늘님은 마늘과 쑥을 주시면서 돌아가 백일동안 이것만 먹고 살라고 했어.
곰과 호랑이는 들떠서 집으로 가려 했지.
그런데, 비행기에 기름이 떨어진거야.
둘은 하는 수 없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어.
그건 목숨을 건 상당히 위험한 모험이었어.
곰은 하늘님 말씀대로 마늘과 쑥과 먹고 지냈지만,
호랑이는 '난 이렇게 못살아'하고 포기했지.
포기하지 않은 곰은 정말로 사람이 되었어.
사람이 된 곰은 동물원에 놀러 갔어.
그런데 동물원에 그 호랑이 친구가 있지 뭐야.
사람이 된 곰은 호랑이에게 아는 척을 했어, 호랑이는 슬피 울면서 말했어.
"너는 정말 사람이 되었구나. 부럽다.
어디든 마음대로 돌아 다닐 수 있는 네가 정말 부럽다"
곰은 호랑이가 너무 너무 불쌍해서 동물원에서 나오자 마자
호랑이를 주려고 한우 두근과 토종닭 세마리를 사서 사식으로 넣어줬어...
개똥아~ 자니?
잘자.

- 6개월된 개똥이에게 책 읽어주던 남편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