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많이 우울우울 하다. 주말, 공휴일에 더 바쁜 아이 아빠때문에

주말이며 노동절에 아이와 하루 종일 놀아줘야 해서 그런가,

주말의 끝이면 아이가 귀찮아지기까지 하니 그 죄책감 때문에 그런가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기다리는 부모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쓰신 분은 선생님을 하시면서도 아이들을 잘 키우시는 것 같아서

아무 일도 안 하면서 애도 귀찮아하는 나쁜 엄마가 된 것 같아서 우울했다.

엄마가 우울해서 그 마음이 전해진걸까,

늘 즐겁게 어린이집에 가던 아이가 오늘따라 울면서 엄마랑 있겠다고 매달렸다.

아무리 달래고 어르고 버스에서 내리신 선생님께서 오늘 어린이날 행사 재미있는 것 한다고 해도

막무가내. 결국 버스는 먼저 가고 내가 마이쮸로 홀려서 아이를 다시 어린이집에 데려다 줬다.

들어가려던 아이가 다시 나를 보더니 엄마랑 같이 가겠다고 엉엉 울고...

담임 선생님이 잘 달래 본다고 데리고 들어가긴 했지만

처음 적응기도 아니고 이렇게 우는 적이 없었는데 오늘 이러니 아침부터 마음이 안 좋았다.

이제 다섯 살. 엉뚱한 말도 잘 하고 남들 앞에선 의젓한 울 아들도

이렇게 가끔 타이밍 맞춰서 엄마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나도 기다리는 부모가 되고 싶다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항상 대화를 나누며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고 늘 생각해 왔다.

육아책도 많이 보고 EBS 다큐도 보면서 아, 이러면 안되는구나, 아, 이렇게 해야 겠구나

얻어 들은 지식도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가 떼를 쓰고 뭔가 전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면

내가 뭘 잘못해서 애가 이럴까, 나는 지금 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 진다.

 

그러고보니 내 우울감의 정체는 내 마음이 피곤해서가 아닐까.

마음은 내 마음인데 내 뜻대로 쉬어지지 않고, 쉴 방법도 모르겠다.

너무 많은 정보들이 내 머리를 복잡하게 하고 내 마음을 피곤하게 한다.

 

언젠가 기차가 그려진 옷을 입은 울 아들, 나에게 묻는다.

아들: 엄마, 왜 환하게 웃는 기차는 없어?

엄마: 거기 기차들 다 환하게 웃고 있잖아.

아들: 그런데 환하게 웃는 건 없잖아.

엄마: (뭔가 이상해서) 형민아, 환하게 웃는 게 어떻게 웃는거야?

아들: 응, 인상쓰면서 웃는거지.

그림책에서 '환하게' 웃는다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데

이녀석은 '화나게' 웃는다로 알아 들었나보다.

엄마가 환하게 웃어주지 않았나...?

 

엄마가 너 때문에라도 '환하게' 웃는 날이 많아져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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