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어린이집 친구들이 하나 둘씩 열감기로 결석하는 일이 잦다 했는데,
우리 아이도 드디어 열감기에 걸렸나봅니다.
이번에 열감기를 앓게 되면,
아이의 면역력을 위해서라도 한번 제대로 앓고 넘어가볼까 했었더랬습니다.
잘놀던 아이가 힘이 없어지고 열을 재어보니 39도.
아이는 어느순간 시름시름 앓고 춥다며 이불을 뒤집어씁니다.
남편은 아이의 열이 37.5도가 넘어가기 시작할때부터 30분에 한번씩 해열제를 먹이자며
저를 채근했습니다. 아니 뭔 37도에 해열제를 먹인단 말입니까.. --;;
매번 해열제로 감기를 넘겨버리지 말고 시현이 건강을 위해서도 이번 한번은 열감기 잘 앓고 넘어가보자 했던 엄마의 마음은 전혀 이해못하는 아이 아빠.
그저 아픈 아이가 안타까워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이상해보였던 것인지.
평소에 한의학, 양의학 통털어서 불신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럴때는 또 제깍제깍 해열제를 먹이랍니다. 40도 가까이 열이 오르자 더이상 참지 못하는 남편..
신순화 님의 책을 읽으면서 얻었던 엄마로서의 소신과 용기는 남편과의 언쟁을 피하기 위해서 결국 무너집니다. 해열제를 먹이고 편하게 잠든 아이를 보니 남편이 '괜한 엄마의 객기'로 치부해버린 나의 생각은 부질없었나..싶기도 했구요..
다른 가족의 비난을 견디면서 나의 소신대로 아이의 열감기를 앓아보려던 결심은 이렇게 조각나버렸네요.. ^^;..
오늘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새벽에 먹은 해열제의 효과가 남아있는지 열도 없고 잘 놀고 있지만,
저녁에 또 열이 펄펄 오르겠죠. 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럼 전 다시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