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연말 정산을 준비하면서 의료비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작년에 출산을 하긴 했지만 출산으로 인한 비용 보다는 아이들 병원 다니면서 쓴 돈이 상당했습니다.
그렇기도 할거예요. 매주 한 번씩 어떤 때는 두 세 번씩 두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다녔으니까요.
(약국 선생님이 아이들 이름 부르면 친하게 지낼 정도로 자주 만났드랬지요.)
첫째는 작년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부터 (때마침 어린이집도 가기 시작하고) 감기에 비염 심해지고 가을 겨울 동안 감기약과 항생제를 얼마나 먹었는지 모릅니다.
정말 먹이기 싫었지만 아이 키워주시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하시는 친정엄마에게 참고 지켜보며 아이 스스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이야기는 너무 가혹한 주문이었습니다.
첫째가 감기를 달고 사니 집에만 있는 둘째도 덩달아 감기가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중이염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약을 먹어도 떨어지지 않는 감기. 정말 약에 의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이들 맡겨놓고 기르는 입장이니 제 때 병원 데려가고 약 타오고 애 태우고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겨울에 장염은 또 왜 걸리는 건지(무식한 엄마인 제가 의사 선생님께 했던 질문입니다.) 초기에 잡혀서 다행이긴 했지만 그때도 철렁 했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을 수차례…
눈물 바람을 수차례
한숨을 수 백번
이렇게 겨울을 보냈네요.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힘든 겨울이었습니다.
비염 때문에 바깥바람 한번 마음껏 못 만난 아이들을 생각하면 따뜻한 봄바람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많이 힘드셨던 친정 엄마와 함께 4월에는 따뜻한 남쪽으로의 여행도 계획해봅니다.
지난 주말 따뜻한 바람을 느끼면서 행복도 함께 느꼈습니다.
그 사이 많이 자란 첫째의 재잘거림도 너무 귀엽고,
이유식 대신 엄마 밥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는 둘째도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에 얼마나 더 많은 고민과 눈물과 ‘원치 않는 약’이 함께 할지 모르지만
좀더 자연스럽게, 행복하게 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 봄이 너무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