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챙겨 들고 전철을 탔다. 자리가 나서 앉았다. '0~3세 아이를 위한 마음육아 천일의 눈맞춤'이라...... 처음 책을 받아들었을 때 내 아이들은 벌써 이 시기를 다 지났는데 오히려 돌아보며 그 때 못해준 일들이 떠올라 맘이 힘들진 않을까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책읽는부모'의 역할을 하기로 한 책임감에 의무적으로 책을 들고 전철을 탔다. 늘 예외는 있기 마련이기에 생각보다 첫장을 펼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의 선물이 내게로 왔다. 첫장을 펼쳐 읽기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주변에 돌 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어쩌면 그 엄마들에게는 내가 책을 읽는 이 시간이 가장 부러운 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들이 어렸을 때 내가 그랬으니까. 하루에 30분, 1시간, 맘만 먹으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이었다. 읽고 싶어도 그러기 쉽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걸. 예전에 엄태웅이 사고로 시각장애를 갖고 이보영이 책을 읽어주는 사서로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감명깊게 읽은 글밥이 많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었다. 그 때는 어떤 방법으로 풀어내야할지 방법이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엄마들에게 책을 읽어주자. 잘 알고 있는 마을미디어를 이용해보면?'

내가 팟케스트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안되지만 팟케스트를 하고 있는 마을미디어에 한 코너로 책읽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이 이어지니 내 안의 기쁨이 배가 되었다. 마을미디어 담당자에게 톡을 보냈다. '책 읽어주는 엄마' 코너를 해보면 어떨까 문득 생각났다고. 임산부나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들은 책 읽기가 쉽지 않은데 생각나서 제안드린다는 내용으로. 바로 답이 왔다. 대환영이라는 기대이상의 답이 온 것이다. '누구 같이 하실 수 있는 분이 계시면 좋을텐데요'라는 글과 함께. 평소 하고 있는 책모임이 생각났고 책모임 톡에 바로 이를 알렸다. 마을미디어에서 '책읽어주는 엄마'코너를 해보면 어떨까, 혹시 같이 해보고 싶은 분 있으면 손을 들어달라고. 정적의 몇 분이 흘렀다. 두 분이 손을 들어주었다. 1시간만에 5명이 흔쾌히 하고 싶다고,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멋지다며 응원글들이 올라왔다.

이렇게 '천일의눈맞춤'은 내게 '책 읽어주는 엄마(가칭)'를 하도록 이어주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코너 준비를 위해 미디어 담당자와 함께 만나는 첫모임을 가졌다. 바로 녹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6~7주 가량의 교육과정을 밟게 된다. 각자가 생각하는 책읽어주기가 다르겠지만 새로운 도전에 엄마들 마음이 두근거린다는 걸 느꼈다. 올 한 해 내게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베이비트리 엄마들이 함께 하는 책읽어주기는 어떨까요? 

 

 

끝으로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에서

무엇을 어떻게 읽든.......

침해할 수 없는 독자의 권리를 함께 올려본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 뛰며 읽을 권리

3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책을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라리즘을 누릴 권리

(참고 : '보바리즘' : 지나치게 거대하고 헛된 야망, 또는 상상과 소설 속으로의 도피)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내서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하나 더

혹시 아래 사진의 헌법책 보신적 있으세요??

아래 사진의 손바닥 헌법책도 괜찮고

다 괜찮아요. 우리 헌법 같이 읽어봐요^^

 

손바닥 헌법책.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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