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좋지만,
생명들의 움직임이 가득한 바깥에서
잠시라도 더 머무르고 싶은 계절입니다.
오랜 세월 믿었던 작가와 출판사들은 우릴 마음아프게 하지만
그래도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이 적지 않네요.
여유가 없어 두서없는 글이 될테지만, 함께 읽기 프로젝트 너무 좋았던 기억이 새록새록나서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써 봅니다.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김성호
오늘 생생육아에서도 잠깐 인용해 보았는데
아이 넷 키우는 선배가 읽어보라고 선물로 준 책이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보금자리
- 쉴 틈 없는 24시
- 아주 특별한 자식 사랑
-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하기
이런 소제목으로 구성된 이야기인데, 새들의 육아일기라더니 인간의 이야기와 별로 다를 게 없어 참 놀랍지요? 특히 저 '쉴 틈 없는 24시'는 새로운 육아책 제목으로 쓰면, 아주 딱이지 않을까요^^
처음 만났을 때
큰오색딱따구리 수컷은
나무를 쪼아 둥지를 짓고 있었습니다.
평생을 목수로 살아가시는 아버지께 이 책을 바칩니다.
책 첫 부분에 쓰인 저자의 말인데,
나무를 쪼아 집을 짓는 딱따구리와 목수일을 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대비시켜 간간히 나오는 이야기들이 참 감동적이었답니다. 새들의 생태에 대한 책이지만, 동물이나 사람이나 후세를 위해 온힘을 다해 애쓰는 자연의 본능에 대해 깨닫게 해 줍니다.
읽으면서 좋았던 구절이 많은데, 옮겨 적을 시간이 없네요;;ㅠㅠ
작은 아이의 국어 교과서에 마침 딱따구리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 함께 보며 새들의 삶에 이해와 관심이 부쩍 늘게 되었어요. 고학년 아이들이나 청소년이 된 후 읽어도 좋을 책이네요.
새의 생태나 지식에 대한 내용도 좋지만
자연과 삶에 대한 저자의 마음과 태도에서 더 감동을 받게 된답니다.
이런 책을 읽고나면, 우리 인간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참 가볍고 호들갑을 떨거나 생색을 너무 쉽게 내는 건 아닐까 반성하는 마음이 저절로 드는데..
책을 쉽게 구해보기 힘드신 분들은
저자 인터뷰나 강의내용을 잠깐 검색해 보시는 것만으로도
육아에 대한 힌트와 잔잔한 감동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작가는 '사는만큼 쓴다.' 더니, 이 분이 딱 그런 분이세요.
인품이 좋은 분의 기운이 집안 곳곳에 퍼졌으면 해서,
이번 봄 내내 거실 한가운데에 전시해 두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