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예전보다 좋은 동시집이 참 많이 출판되고 있답니다.
90년대부터 어린이책 시장이 질적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기 때문인데요,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펴내는 <추천도서목록>같은 책자를 참고하면
연령별, 학년별, 분야별로 구체적인 책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윤동주의 동시집을 먼저 추천하고 싶어요.
윤동주가 동시도 썼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읽어보면 참 쉽고 재밌답니다.
동시집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귀뚜라미와 나와> 가 괜찮을 듯..
몇 년전이긴 하지만, <귀뚜라미와 나와>책에는 2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된 시도 있다고 하던데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나무>라는 시가 있는데요,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요
... 지금 계절에 잘 어울리는 동시같지 않나요? 바람이 불어서 나무가 흔들리는게 아니라
나무가 춤을 춰서 바람이 분다는 발상이 신선하고, 리듬감이 있어서 아이들도 노래하듯 쉽게
외운답니다.
또 하나는 정호승 시인의 동시집 <참새>도 재밌어요.
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다.
참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나는 새한테 말했다.
참새가 되어야 한다고
반복과 리듬, 재미, 발견, 언어유희. 골고루 갖춘 시네요. 이건 또 어떤가요?
무지개떡
엄마가 사오신 무지개떡을 먹었다.
떡은 먹고, 무지개는 남겨놓았다.
좋은 동화, 좋은 동시의 기준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재밌고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랍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시가 주는 재미를 함께 즐겨보세요.
가장 좋았던 시를 한 편 골라, 크게 써서 집안에 붙여두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독후활동이 되구요,
시를 많이 읽다보면 아이 스스로가 시를 써보고 싶어하기도 하는데
일상 생활 속에서 느낀 것이나 새로운 발견 같은 것을 짧게 써보면 좋지요.
어린 아이들이 무심코 하는 재미있는 말들을 어른이 기록해두면, 그것 자체가 시가 되지 않을까요?
이제 막 1학년이 되어 연필과 지우개를 쓸 일이 많아진 작은 아이가 얼마전에 이런 얘길 하더라구요.
"연필이랑 지우개랑 누가 더 힘이 셀까?"
아이의 이런 엉뚱한 질문으로 시작된 대화를 동시로 써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아! 시 이야길 하다보니, 시읽는 엄마 살구님이 몹시 그리워지네요^^
건강히 잘 지내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