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면 신덕마을 등 5개 마을
죽염·청국장·채소요리 만들기
로컬푸드로 느린 삶 맛보게 해
불편해서 즐거운 곳이 있다. 느려서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2007년 12월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 국제 인증을 받은 전남 장흥군 유치면 신덕·봉덕 등 4개 마을과 장평면 우산마을은 도시인들을 초청해 ‘느리게 살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일부터 열리는 이번 프로그램은 12월4일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진행된다. 마을별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먹거리(로컬푸드)를 맛깔스런 ‘어머니 밥상’(슬로푸드)으로 차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치면 운월리 신덕마을은 해발 400m의 천봉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1994년 유기농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90여가구에 185명이 살고 있다.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제 등 3무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다. 신덕마을에선 표고버섯과 채소를 재배하고 달걀·조청·죽염·모시떡도 생산하고 있다. 김정자(68)씨는 “버섯으로 부침도 하고, 전골도 끓여 유기농 밥상을 차린다”며 “소나무 숲에서 키우는 표고버섯의 향이 송이버섯 버금간다”고 말했다. 유기농 밥상은 4인 기준 8만원이다. 대나무에 천일염을 넣어서 9번 굽는 죽염 체험을 할 수 있다. 신덕마을엔 민박용 한옥 32동이 있다. 유치면 봉덕마을은 청국장 체험 마을이다. 마을에서 재배한 콩으로 만든 청국장을 황토방에서 직접 띄워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청국장에 산채나물을 곁들인 밥상을 차린다. 마을에서 키우는 말 8마리도 직접 타볼 수 있다. 봉덕마을 주변 가지산과 봉덕계곡에도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하다. 천년 고찰 보림사도 들러볼 수 있다. ‘장수풍뎅이 마을’인 유치면 반월마을은 표고버섯 등 유기농 채소를 직접 수확해 요리하는 슬로푸드 체험을 할 수 있다. 동네 저수지에서 뗏목을 타고 버들치도 낚고, 굼벵이 애벌레도 잡아 볼 수 있다. 신월마을은 표고버섯도 따고 함께 말리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염소 먹이주기와 맨손으로 닭 잡기 같은 농촌의 일상이 체험행사로 마련된다. ‘지렁이 유기농법’으로 널리 알려진 장평면 우산마을에서도 유기농 밥상을 맛볼 수 있다. 지렁이 생태관찰과 맨손으로 닭 잡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느린 삶을 맛볼 수 있다. 장흥슬로시티 방문자센터(061-864-0041)로 신청하면 된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장흥슬로시티 방문자센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