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누릉지 한 숟가락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누릉지 두 숟가락

두 아이 모두 건강하고

누릉지 세 숟가락

일하고 먹는 점심

누릉지 네 숟가락

나도 건강하고

누릉지 다섯 숟가락

지금에 감사하자

 

감정에 휩쓸릴 뻔 했구나

기분에 취할뻔 했구나

그래서 체할뻔 했구나

 

천천히

지금 내 입으로 넘어가는

누릉지가 제일 맛있어

눈 크게 뜨고

초록색에 빨갛고 하얗고

앞에 놓인 반찬들을 본다

 

이리 괜찮아질 일을

이제 체하지 않겠구나

남은 누릉지 후루룩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반찬 남겨 죄송합니다


 

--------------------------------------------------------------------

마음이 힘든 오전을 보냈다. 어쩌다가 밥도 혼자 먹었다. 처음엔 막 서글퍼졌다. 그런데 누릉지를 떠 먹으면서 갑자기 '이게 제일 맛있어'라며 생각하다가 그 자리에서 폰 메모장에 글을 썼다. 아이의 모습을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일을. 기존 방식으로 계속 보려는 나를 마주하면서 나마저 아이를 기존 방식으로 본다면 아이가 너무 외로울 것 같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다시 마음을 다잡는 하루였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 [자유글] [시쓰는엄마] 혼밥 난엄마다 2017-03-29 3213
3033 [자유글] 장염걸렸네요 ..ㅠㅠ bupaman 2017-03-28 3213
3032 [자유글] 1학년 학부모 총회 이후... imagefile [4] 푸르메 2017-03-27 4551
3031 [책읽는부모] 인디고 서원에서 열두 달 작은 강의(학부모세미나)를 엽니다 indigo2828 2017-03-26 3297
3030 [자유글] 잊을 수 없는 장소 난엄마다 2017-03-26 3626
3029 [자유글] 여러분 하늘에 세월호 리본 보셨어요? bupaman 2017-03-24 3379
3028 [자유글] 반가워요~~ [3] ?????? 2017-03-23 3975
3027 [자유글] 아구..ㅠㅠ bupaman 2017-03-23 3452
3026 [책읽는부모]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엄마 마음을 따스하게 만져주는 책. 꿀마미 2017-03-23 4142
3025 [건강] 희망의 새봄, 내 몸살림의 시작을~~ kkebi33 2017-03-22 3790
3024 [자유글] 다들 탄산수 드실때 조심하세요. bupaman 2017-03-22 3336
3023 [자유글] 8세 남아 개똥이, 도전! 10km 완주. imagefile [2] 강모씨 2017-03-21 4603
3022 [자유글] 아침부터 삼겹살 구웠습니다 ㅎ [1] bupaman 2017-03-21 3714
3021 [자유글] [시쓰는엄마] 내 생애 최고의 순간 [2] 난엄마다 2017-03-20 5086
3020 [책읽는부모] [스토리펀딩]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꿈과 함께 해주세요! imagefile indigo2828 2017-03-19 3928
3019 [자유글] 에규.. bupaman 2017-03-17 3347
3018 [자유글] 예민한피부 촉촉한 쿠션 추천해주세요!! bupaman 2017-03-16 3797
3017 [책읽는부모] <대한민국 엄마 구하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imagefile [4] 강모씨 2017-03-16 4698
3016 [자유글] 1-2학년 교과과정 학부모설명회에 다녀왔어요. [4] 푸르메 2017-03-15 3496
3015 [자유글] 어제 화이트데이였잖아요~~ [2] bupaman 2017-03-15 3762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