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종종종 걷다가
발걸음이 느려진다
볕이 쏟아지는
나른한 오후
너른 길 옆
나지막한 집들이
따뜻함에
흠뻑
물들었다
내리고
내리고
내려놓자했던
욕심이 후두득
올라온다
볕이 가득
들어오는
아담한 집에서
살고싶다
멈춰 서서
쏟아지는
봄볕에
흠뻑
취해본다
두 주간에 걸쳐 웹자보만들기를 배우는 수업이 있었다. 집에서 멀긴하지만 아는 분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던 걸 배우는 시간. 포토샵 다운 받고 하나 하나 기능을 배우는데 제 때 따라가지 못해 평소보다 일찍 가는 길이었다. 전철역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가는데 너른 골목길 옆 야트막한 집들이 오후에 쏟아지는 햇살을 받아 더 따뜻하게 보였다. 그 순간 마당도 있고 온종일 볕이 잘 드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올라왔다. 몇 년 전부터 집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자고 했는데 문득 드는 생각에 좀 놀랐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볕이 드는데 주위 집들에 가려 집 전체가 따뜻하다는 느낌을 못받아서일까. 아차, 난 벌써 볕이 드는 집에 살고 있구나. 마당도 있는데...... 마당에서 이불을 널 수 있는 정도면 괜찮은데 잠시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잊고 있었다.
아침에 아이들 바래다 주면서 어디선가 봄꽃이 새싹이 보일 것만 같은 온기가 느껴졌다. 올해는 내가 살고 있는 집 마당도 가꾸면서 내가 있는 곳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어봐야겠다. 봄이 오면 마음이 싱숭생숭 들뜬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