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우주네 이야기를 읽다보니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네요.
아이에게는 왕할머니로 일컬어지는 증조할머니가 계세요.
시골에 사시는지라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집에 다니러 오시면 아이 손을 꼭 잡고 산책을 다니셨지요.
예전에는 천지분간 못하는 망아지 마냥 뛰어다니는 아이때문에 긴장하시더니
언제부턴가 빠르게 걷지 못하시는 증조할머니의 걸음걸이에 보조를 맞춰
잔소리도 해가며 산책을 다니더라고요.
그러던 어느날 저녁, 아이가 심각하게 묻습니다.
"엄마? 있잖아"
-응 왜??
"왕할머니가 오늘 화장실에서 이빨을 먹어버렸어"
-???? 잉?? 이게 무슨 소릴까?
"그랬더니 이빨이 많이 많이 생겼어!"
-아!!!
아마 아이는 양치 후 틀니를 끼는 왕할머니를 본 모양이에요.
다른 때 같았으면 왕할머니께 바로 물어봤을텐데
이건 왠지 물어보면 안될 것 같았는지 저에게 조용히 와서 묻더라고요.
이 사건을 계기로 도깨비 엄마는 양치 안 하면 이가 다 빠진다며 협박용으로 써먹곤 한답니다.
처음에는 좀 먹히더니 요즘은 자기도 이빨 먹으면 된다고 도리어 당하고 있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