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이벤트에 달린 댓글들을 보니, 다들 ‘주말’ 보내기가 녹록치 않았던 것 같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하는 이틀 동안 더불어 함께 음식을 나누지 못하는 것만큼 불행한 것도 없다. 그만큼 음식의 유혹도 참기 힘들다는 뜻이다.
어제 토요일, 열심히 밥(?)을 먹었다는 사실 때문에 지금도 후회가 밀려오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일요일 역시 제대로 인내심을 갖고 음식조절을 하지 못했다. 아침 겸 점심으로 두 딸이 남긴 밥(1/2공기)을 오이와 상추쌈과 곁들여 먹었다.
오랜만에 싱싱한 채소를 먹으니 기분이 상쾌했다. 특히 요즘은 오이 철이라 저렴하게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채소다. 공복 때나 갈증이 날 때 오이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반찬도 오이소박이라면 좋겠으나, 만약 그럴 여유가 없다면 고추장에 찍어만 먹어도 밥귀신이 따로 없다.
문제는 저녁이었다. 다음주 화요일이 친정어머니 생신이라, 모처럼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결정한 것이 장어. 그나마 장어는 고기 등 다른 음식보다 칼로리 섭취가 적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나도 장어는 엄청 많이 먹었다. 장어를 먹은 뒤 공기밥은 사절! 커피도 사절!
낮에 2시간 남짓을 걸었다. 3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달리기 같은 강도가 센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았다. 친정집 주변에서 인도를 따라 천천히 걸으니, 할만 했다.
오랜만에 먹는 장어구이는 일품이었다. 아이들도 처음 맛보는 장어 맛에 흠뻑 빠진 듯하다. 18개월 된 둘째딸이 거의 한마리를 먹은 듯... ^^
내일쯤 다시 몸무게를 재어봐야겠다. 주말동안 먹은 음식 때문에 영 찜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