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반려견 SNS
육아 커뮤니티를 닮은 반려동물 SNS
정보와 공감 얻으며 오프라인 모임도

1412162942_00514838401_20141002.JPG » 강아지들의 성장 과정을 빠짐없이 찍고 기록하고 공유한다. 반려동물 에스엔에스(SNS)는 육아 커뮤니티를 닮았다. 반려동물 에스엔에스 펫북에 올라온 인기 사진들. 펫북·정보라·만두각시 제공 강아지들의 성장 과정을 빠짐없이 찍고 기록하고 공유한다. 반려동물 에스엔에스(SNS)는 육아 커뮤니티를 닮았다. 반려동물 에스엔에스 펫북에 올라온 인기 사진들. 펫북·정보라·만두각시 제공
에스엔에스에서도 강아지들의 사회성이 화두다. 지난 9월16일부터 20일까지 반려동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펫러브즈미가 회원 중 90명을 상대로 조사해보니 그중 63%가 “반려동물의 사회성 때문에 고민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은 “가족 외 다른 사람에겐 짖고 덤벼들어서 산책을 데리고 나갈 수가 없고 그러다 보니 더욱 사회성이 떨어지는 악순환”(회원 정가나)이라는 고민처럼 공격성이나 경계심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강아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반려동물 에스엔에스는 육아 커뮤니티를 닮았다. 2011년 국내 첫 반려동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시작한 펫러브즈미는 반려동물을 촬영할 때 동물이 집중할 수 있는 주파수 소리를 담은 카메라 기능으로 인기를 누리며 5만명의 회원을 얻었다. 반려동물과 찍은 사진을 공유하고 일상을 기록하는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펫러브즈미 설문조사에서 회원 절대다수는 “놀이, 건강, 먹거리, 패션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실용적 정보를 얻으려 한다”(130명, 중복응답)고 답했다. 말하자면 반려동물 에스엔에스는 성장 앨범을 공유하고 육아정보를 교류하는 곳이다. 올해 4월 문을 연 반려동물 에스엔에스 펫북엔 서비스를 시작한 지 석달이 지나지 않아 3만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펫북은 스마트폰에 2만원을 주고 사는 반려동물 이름표를 대면 강아지 이름과 품종, 나이를 자동으로 등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혹시나 강아지를 잃어버릴까봐 가입했지만 펫북의 주된 관심은 양육이다. 펫북 문지혜 대표는 “회원들에게 왜 펫북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다른 아기들은 어떻게 키우는지 궁금해서’라고 한다. 애견 박람회, 애견 용품, 놀이정보가 오가는 육아 커뮤니티라 할 수 있다. 엄마들이 아이 키우면서 다른 애들은 어느 유치원에 가는지, 뭘 먹는지 궁금해하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보통 초보 주인이 외둥이 강아지를 키우며 에스엔에스에 의존한다. ‘배내털 안 밀면 나중에 털이 많이 안 나나요?’ 같은 질문은 펫북의 단골 주제다.

초보 엄마 닮은 초보 주인들 
‘배내털 안 밀면 나중에 
털이 많이 안나나요’ 등 
조바심, 궁금증 SNS로 해소

펫북에 강아지를 등록하면 카카오스토리와 비슷한 미니홈피가 만들어지는데 반려인들은 여기에 육아일기를 쓰듯 강아지들이 태어나서 자라는 모습을 기록한다. 망고(비숑프리제·2살)를 비롯해 7마리를 키우면서 지금까지 펫북에만 500개 정도의 게시물을 올린 정보라(닉네임·충남 서산시 음암면)씨는 “강아지들이 금방금방 크니까 아기 때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에스엔에스를 시작했다. 그러다 “예쁘다고 해주고 많이 컸다고 알아보는 팔로어들이 늘어나면서” 맛을 들였다. 정보라씨 누리집에는 팔로어가 100명 넘는다는 뜻의 ‘펫북 스타’, 5마리 이상을 키울 때 붙는 ‘빅패밀리’, 이번주 펫으로 선정됐다는 ‘위클리 스타’, 조회수 1만회를 넘겼다는 ‘레전드 북’ 등 여러 배지가 붙어 있는데 펫북 회원들은 이 배지를 아주 영예롭게 여긴다고 했다.

좋은 반려견 사진이 팔로어를 부른다. 정보라씨가 사진 잘 찍는 비결은 “강아지들이 웃을 때 찍으라”는 것이다. “산책시킨 다음엔 애들이 그렇게 잘 웃어요. 맘마 먹을래 하면 입꼬리가 올라가는데 저는 그럴 때 찍어요.” ‘또자’(믹스견·2살)를 키우는 다른 회원 만두각시(닉네임·경기도 성남시)는 주로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을 올린다. 남편과 강아지, 셋이서 여행을 자주 다니는 이들 가족은 강아지 전용 백팩에 또자를 넣어다니는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여행지, 여행 방법도 깨알같이 곁들였다. 만두각시는 “사생활을 드러내는 게 싫어 그동안 사람 에스엔에스는 거의 안 했는데 반려견 에스엔에스는 달랐다. 동네 아줌마들이 아이 키우는 수다를 떨 때처럼 공감과 정보가 있으니 점점 빠져들게 됐다”고 했다.

각자 강아지를 키우던 이들이 에스엔에스로 교류하는 맛을 알게 됐으니 다음 단계는 오프라인 만남이다. 펫러브즈미 설문조사에서도 회원의 7%가 오프라인에서도 강아지를 데리고 만난다고 했다. 애견 달리기 대회에서 반려동물 커뮤니티의 세계를 처음 접한 만두각시는 “원래도 부부가 잘 다녔지만 개를 키우지 않을 땐 멀리 가기보단 공연이나 맛집 같은 곳을 주로 찾아다녔다. 또자를 핑계 삼아 적극적으로 더 많이 자연을 즐기게 됐다”며 “펫북에서 만난 사람들과 강아지를 데리고 만나서 놀기도 하고 강아지 돌봄에 대한 세미나도 함께 참여한다”고 반려인이 된 뒤 자신의 변화를 설명한다.

문지혜 대표는 “1년 새 반려동물 행사가 부쩍 늘었는데 가보면 반려인들의 열정이 놀랍다. 저렇게 큰 개를 데리고 어떻게 왔을까 싶은 사람도 있다. 밖에서 놀길 좋아하는 강아지들의 성향에 맞춰 1주일에 한 번씩은 열리는 이런 행사를 빠짐없이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아기를 키우면서 매주 놀이공원을 찾는 부모와 비슷하다”고 했다. 이번 주말에도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선 수의사회가 주관하는 ‘2014 동물보호문화축제’가 열린다. 10월1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반려동물사랑걷기대회가 열린다. 혼자 사는 강아지와 주인의 마음은 자꾸 밖으로 향한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10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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