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은 항상 잠들기 전에, 자는가 싶으면, 뜬금없는 질문과 어린이집에서의 일을 고발하곤 합니다. 그러느라 한시간은 걸리죠. 못말리는 수다쟁이입니다. 언제나 마지막은 "그만, 조용. 엄마 잔다." 의 멘트와 "잉 ~엥~"하는 두마디정도의 앙탈이 오고갑니다.
며칠 전도 잠이 솔솔오는 저에게 던진 질문은,
"엄마 엄마가 돌아가시면(하늘나라에 간다..는 표현이 '돌아가시다
'는 표현으로 바뀌었더군요.) 누가 나를 키워줘?"
"아빠"
"아빠? 그럼 아빠가 돌아가시면?"
"아빠가 돌아가시면 글쎄 그럼 누가 키울까?" -심오한 질문에 제 잠이 싹 달아났죠.
"동네 아줌마"(너무나 밝고 경쾌하게 말입니다)
"동네 아줌마?"
"응, 동네 아줌마들이 레아에게 먹을 것도 주고, 목욕도 시키고, 잠도 재워주고."
"음.. 그럼 좋겠지..근데, 그러긴 힘들거야."
"왜?" (그 천진한 질문에. 정말 그런 세상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부모가 없어도 걱정없는 세상. 순간 그런 세상이면 참 좋으련만 하는 생각과 아이의 티없는 그 시선 앞에 부끄럽더군요.)
"아줌마들도 딸, 아들이 있쟎아. 그러니까 자기가 낳은 딸, 아들 돌보느라 힘들거야."
(물론, 낳지 않아도 잘 키우는 사람이 있고, 낳아도 잘 못 돌보는 사람이 있지만, 그런 예는 낮에 하기로 미뤘습니다. 잘 시간이니까요 ㅎㅎ)
"낳은 게 뭐야?"
"배속에 있다가 응애 하고 태어나는 거. "
"그럼 나는 엄마가 낳은 거지."
"응"
(여기서 한참동안 낳는 것에 대해 묻고, 왜 누구는 하나를 낳고, 또 누구는 둘을 낳는지..등에 관해 물었습니다... 항상 질문은 꼬리를 뭅니다)
"동네 아줌마들이 키우지 않음 누가 날 키워? 누가 나 밥 주고, 목욕시켜주고, 잠잘때 있어줘?"
(그 질문이 왜이리 쨘하던지요..)
"엄마 아빠 다음으로 레아를 많이 사랑하는 분이어야겠지. 누굴까. 레안 누구일것 같아."
(짐짓 심각하게 생각하더니)
"할머니 할아버지"
"그래 맞아. 할머니 할아버지가 레아를 엄마 아빠 대신 돌봐주실거야."
그제야 아이는 안심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질문에 답을 얻고서야 잠이 들었죠.
동화 속에서는 언제나 엄마가 죽고, 아이들은 혼자 되죠. 못된 새엄마가 와서 못살게 굴고요.
매번 읽으면서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왜 새엄마는 아이를 괴롭히는지. 왜 미워하는지.
사랑 받는 것이 당연한 권리인냥 말입니다.
그게 당연한 아이들의 권리인데, 그걸 지켜줄 수 있는 어른이 부모 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가슴 먹먹하기도 하죠.
아이는 그렇게 부모의 부재라는 주제를 책 속에서 느끼고배우는 듯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