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줄기는 먹지 마라.” 옛 어른들은 배추의 밑동을 ‘똥줄기’라고 불렀다. 거름이 닿는 부분이라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채소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요즘엔 ‘똥줄기’도 아쉬울 판이다.
귀한 채소를 아낌없이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씨제이 프레시웨이 채소소믈리에 임윤수(34)씨가 몇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관방법이다. 먹을 만큼만 씻고 나머지는 신문지 등에 싸서 냉장 보관하면 좋다. 채소의 적은 물이다. 물이 닿으면 채소는 금방 시든다. 채소끼리 닿아도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썩은 것처럼 물기가 배어 나오고 너덜해지면 채소는 먹을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말라버린 것은 색이 변해도 먹을 수 있다. 말라버린 무나 배추는 찌개나 국에 넣어 요리하고, 상추 같은 잎채소는 얼음물에 한동안 담가두면 다시 생생해진다.
요리하고 남은 자투리 채소도 버리기 아깝다. 요리의 감칠맛을 내는 향신즙을 만들 때 넣으면 채소의 상큼한 향이 배어 좋다. 맛 간장이나 고추기름을 만들 때 사용해도 좋다. 육수를 낼 때 함께 넣어 끓이면 맛난 국물을 낼 수 있다. 참외 같은 과일의 껍질도 버리기 아깝다. 이것들은 오이소박이나 장아찌를 만들 때 유용하게 쓰인다. 덮개로 사용하면 달콤한 과일 향이 배어서 맛깔 나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요리 임윤수(씨제이 프레시웨이 채소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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