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가 자꾸 에러가 나는 것 같은데 a9936015(날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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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여섯 살 된 딸내미가 얼마전에 한 이야기를 해준다.
"엄마, 엄마는 다 좋은데 잔소리가 좀 많아."
친구는 그 말에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날뻔 했단다.
아, 나도 그 마음 알겠다. 나도 잔소리가 너무 싫다. 듣는 것도 싫은데 하물며 내가 하는 사람이 되다니!
근데 사실 얼마 전에 나도 시어머니를 보면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어머님, 어머님은 다 좋은데 잔소리가 좀 많으셔요.'
물론 난 여섯 살짜리만큼 간이 크지 않기에 속으로만 했다. 따옴표가 중요!
어찌보면 몇 살이 되건 세상 모든 자식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이 말을 듣는다면 참 속상할 것 같다.
친구한테 조언을 해줬다.
"그럼, 큰소리를 해."
"뭐, 애한테 소리를 지르라고?"
"아니, 그냥 큰 맥락에서만 말하라구. 가령, 밖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씻는거야, 만 말하고 발 씻어라, 수건으로 닦아라, 비누칠은 했니, 뭐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구."
결론은?
"너나 애크면 그럴 수 있는지 함 보자."
음, 겨우 돌쟁이 두 놈한테도 하지 마라고 해야 할 게 이렇게 많으니 몇 년 더 살면 하지 마라고 할 게 더 늘어가겠지.
사실 난 이 제목에 동의하지 않는다.
엄마 말대로 하면 안된다.
자식 입장에서도 그렇고, 엄마가 되어보니 애들이 내 말대로 한다는 것 역시 크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엄마 말대로 안해도 문제다. 같이 살아나가기가 힘들다.
역시 큰틀에서 말하는 수밖에 없다.
가령
"인생은 길이야. 목적지가 아니라."
만 이야기할 것이지 이그 그렇게 짧게 보고 생각하면 어떡해,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했어야지는 하지 말 것!
"실수는 깨끗이 인정할 것"
이건 엄마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겠지.
책 속 사진들은 대부분 정면 모습이다.
동물들을 정면에서 보기는 참 어렵다.
얼마 전에 어치를 정면에서 보고 다람쥐인줄 알았다. 아주 통통한 어치였는데 새 얼굴을 정면에서 보니 참 색달랐다.
두 눈을 똑바로 뜬 정면 모습을 보자니 기분이 묘하다.
돌쟁이 아이들한테도 사진집을 보여줬다.
강아지야. 멍멍이. 멍멍...하고 말해주지만
길거리에서 만난 어떤 강아지도 멍멍하고 짖지 않는다.
그리고 다 강아지라고 하지만 생김새는 다 다르기 때문에(다 종이 다르기에) 돌쟁이인 아이들이
강아지라고 할 때 어떤 상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단순한 강아지 그림처럼 사물을 상징화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구체적인 사물을 많이 본 다음 상징화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사진집 참 좋다. 구체적인 동물들이 많이 들어있다.
목욕할 때 가지고 놀던 오리랑 참 다르게 생겼지. 사실 진짜 오리는 이렇게도 생기고, 저렇게도 생겼어.
아기들이 다 다르게 생긴 것처럼.
애들이 좀만 크면 이 책이 큰 작용을 할 것 같다.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어떤 커다란 명제가 머릿속에 들어오면 그걸 꼭 지키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녹색 채소는 꼭 먹도록 해, 같은 이야기가 머릿속에 새겨진다면 그건 꽤 괜찮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