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들이 열이 나 몸이 불덩이었습니다.
외할머니 따라 잠시 외출을 다녀온 터라 엄마인 저보다 늦게 돌아온 아이는
'엄마, 나 왔어'를 밝게 외치곤 다시 풀썩 주저 앉더라고요.
엄마를 보고 긴장이 풀린건지..
해열제를 먹이고 겨우 잠을 재우고..
천사 같은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세월호의 아이들이 생각납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그 부모들은 얼마나 사무칠까요?
새삼 먹먹해져 몇 번을 아이 얼굴을 쓰다듬었습니다.
오늘자 신문에 안산시민기록단 김순천씨가
'잊어라,
이제 잊어야 할 때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라고 말했다던 사람들 때문에
깊은 좌절감을 맛보았다는 글을 보고 분노보다는 슬픔이 앞섰습니다.
여당과 야당
경제와 세월호
잊으려는 자와 잊지 않으려는 자
어떠한 행동은 하지 못하더라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봐야 하는 사안인데도
애써 잊으라는 사람들 때문에 저 역시 깊은 좌절감을 맛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