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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보다 조금 남쪽으로 간 여행이라 따뜻해서 좋았어요.
1000미터가 채 안되는 산에 올라, 꼭대기가 화산분화구여서 움푹 패인 가장자리를 따라 걸었는데 좀 무서우면서도 하늘에 뜬 채로 걷는 기분이 참 묘했답니다. 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땅과 바다를 보니, 나도 저 틈에서 어제까지 사소한 일들로 속끓이며 일상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여행가기 전과 다녀온 지금, 할 일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작년부터 학부모회 임원을 맡고 있는데(일본은 특별한 엄마가 임원을 맡기보다는, 누구나 한번씩 돌아가면서 맡도록 되어있어 피해갈 수 없답니다)
엄마들이랑 의견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 진짜 돌아버리겠어요-(더 심한 표현을 쓰고 싶지만 일단 좀 참고^^) 한번에 끝내려고 열심히 준비해서, 모임을 하고 왔더니
또 다른 의견이 나오고, 그걸 어느 정도 정리해놨더니, 또 무슨 일이 있는지
여행가고 없는 사이에 다른 임원들이 우리집 초인종을 몇번이나 눌렀더라구요.
일본인들이 꼼꼼하다보니, 엄마들이 문서작성해오는 것도 무슨 시청 공무원 수준이네요 헐~
암튼 올 한 해 숨이 막힐 일들이 좀 많아질듯 한데.. 이런 문제는 일본에서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이런 문제들 때문에, 이번 여행은 정말 잠시만이라도 일상을 잊고 싶더군요. 잊으려고 가는 곳마다 더 열심히 먹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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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나는 봄꽃들은 유난히 더 반갑고 이뻐보이네요. 겨울이 많이 추웠던 탓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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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가까운 곳이 많았던 탓에 초밥을 원없이 먹고 왔네요.
이런 푸짐한 회덮밥에 된장국을 곁들여 만원이 채 되지 않았는데 정말 신선하고 맛있었답니다.
스시박물관이란 곳을 다녀왔는데, 언제 한번 정리해서 올려볼께요.
스시의 역사와 발달과정을 알고나니 먹는 맛도 새롭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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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각 지역마다 특산품이 잘 발달되어 있어 여행의 큰 재미중의 하나가 그 지역만의 유명한 먹을 것을 쇼핑하는 것이랍니다. 장어구이가 유명한 지역에서 만든 오래된 과자.

'뱀장어 파이'라는 과잔데요, 아마 한국분들도 선물로 많이 사가시곤 해서 아는 분들이 계실듯해요.

그런데 이 과자 이름 위에 적힌 글이 재밌어요.

"밤의 과자"

장어 성분이 좀 더 많이 들어가 맛이 진해 가격이 더 비싼 장어파이에는 이런 문구가,

"한밤중의 과자" ㅋㅋㅋㅋㅋ

과자 하나에도 상상력이 듬뿍^^

혹시 한밤중의 과자, 필요하신 분 계신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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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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