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2명, 돌을 앞둔 아기 1명.

이 전부인 송년회를 일본팀도 오늘 가졌답니다.

서울에서 열린 송년회 소식보고 너무 배가 아파서요^^

다들 말씀하신대로 사진으로만 봐도 작년에 비해 좀 더 우아한? 분위기에

엄마들의 패션과 헤어스타일이 잘 정돈된^^ 느낌이던데,

1년동안 그만큼 아이들이 많이 자랐다는 거겠죠?!

저는 멀리있어 참석은 어렵지만, 많이많이 응원할께요!

송년회뿐 아니라도 자주 모이셔서 좋은 이야기와 기운 나눠가지셨으면 좋겠어요.


며칠 전, 제가 병원다닌다는 글 읽자마자 lotus님이 전화를 주셨답니다.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지루할 지도 모르는 저의 긴 이야기 오랫동안 들어주시고 ...

그러다, 연말가기 전에 한번 보자! 해서 오늘 저희집에서 만남을 가졌습니다.




제가 lotus님의 방문을 바쁜 연말임에도 얼씨구나 기다린 이유는 바로 이 김장김치!
친정어머님이 손수 담그신 전라도 김치의 위엄!!  이걸 배달해주신다는 말에 눈이 멀어서;;^^
우왕~경상도와는 또 다른 깊은 맛이 있더군요. 남편도 너무 좋아했답니다.
외국나와 살면서 한국 안에서도 정말 다양한 문화가 있다는 걸 새삼 느끼고 경험하게 되네요.



김치와 함께 정다운 한국 과자들, lotus님 남편분은 영국분이시라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케잌으로 먹는 푸딩과 올리브까지 한 병 선물받았어요.

전라도와 경상도, 한국, 일본, 영국 ... 다양한 문화와 정서, 사고를 경험하며 사는 게 제 꿈이었는데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즐기게 되다니, 너무 좋아요^^


단 두 번 만나고, 한 번의 긴 전화통화를 나눴을 뿐인데 왜 이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이같은지 -

lotus님은요, 왜 베낭여행하다보면 몸과 정신이 아주 건강한 젊은이를 한번씩 만나게 되잖아요?

꼭 그런 분 같답니다. 지금도 아기띠 대신, 큰 베낭을 짊어지고 낯선 역에 홀로 서 있어도 참 잘

어울릴 것 같은 ... 여행을 하다 그런 친구를 만나, 아주 잠깐 수다를 떨다보면 지쳤던 몸과 마음이

다시 살아나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 오늘이 꼭 그랬어요.


어린 두 아이를 키우는 30대의 엄마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의 30대를 다시 떠올려보게 됐는데, 그때도 베이비트리가 있었다면 참 좋았겠다 싶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저도 10여 년 전쯤엔 나름 극성이었거든요. 극성분야가 좀 다르긴 하지만

베이스맘님처럼 표 만들어보라면 제 스케쥴도 만만찮았을 걸요.ㅋ

그 시절은 음.. 뭐랄까. 육아를 성스러운 어떤 일처럼 여겼던 것 같아요.

밥 한끼 먹이는 일, 잠 재우는 일, 그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집중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 날라리 육아 ..?

완벽하게 100을 채우기보다 여백을 좀 두고, 70이상은 스스로 정한 육아방침을 확실히 지킬 것,

나머지 30정도 한에서는 좀 자유롭게, 느슨하게 해도 된다며 여유를 주고 있습니다.

30대엔 그때 그 방식대로, 지금은 또 지금대로 서로 장단점이 있는데, 앞으로는 또 어떻게 변해갈지, 제가 하는 육아를 또 다른 제가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며 그 변화를 지켜보는 게 재밌어요.

그나저나 수다에 너무 빠져서, 점심 양을 너무 적게 낸 것 같아 마음에 걸리네요.

젖 먹이는 엄마, 밥을 듬뿍 퍼서 냈어야 했는데 더 먹겠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그릇을 치워버려

돌아가는 길에 허기지지 않았을까 걱정이 ... lotus님,, 미안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주류의 육아와 교육방식에 대해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되는 건 어쩜 다들 고립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와 비슷한 의견,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몇몇만 있어도,

또 그들과 때론 공감하고 때론 고민을 나누고 함께 새 길을 찾아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느낄 때

두려움은 걷히고, 주위의 흔한 교육방법들에 불안을 덜 느끼게 될 거예요.

함께 하면 덜 불안할 수 있어요.

불안할수록 혼자있기보다 함께 해 보세요.


제가 좋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아들은 늘 놀러가는 친구네 집에서 밥&간식까지 얻어먹으며

잘 놀았습니다. 그집 엄마는 오랫만에 고국 친구를 만나는 저에게 천천히 이야기 나누라며 

긴 시간, 아이를 맡아 돌봐주었어요. 

자알 놀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제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울트라맨 놀이에 빠진 듯 했어요.

야- 받아라, 공격-, 으아 살려줘 -... 뭐 이런 식의 혼잣말들이 오고가더니, 어느 순간 잠잠하더라구요. 그래서 거실 쪽으로 가봤더니,




정말이지 장렬하게 잠들었더군요.
장난감 주인의 수면으로 인해 주위에 널부러진 '맨'들이 어찌나 우습던지요 -
잠잘 때가 젤 이쁜데 이 사진을 찍는 순간, 잠이 깨버려 얼마나 가슴을 치며 후회를 했던지^^

어린 아기 안고 무거운 김치까지 가져와주신 lotus님, 너무 감사했고요.
아들을 돌봐준 아이 친구의 엄마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이와 고향과 국적은 다르지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만난 이 시간들이 제겐 너무 소중합니다.
아이를 낳기 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우리 이 시간을 마음껏 즐겨봐요.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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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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