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놀 사용설명서

조회수 4101 추천수 0 2013.10.31 10:35:33
최지현 제공

항노화 성분 중에 가장 강력한 성분을 꼽는다면 단연 레티놀이다. 한국에서는 주름개선 성분으로 분류되지만 사실 레티놀은 주름을 지워준다기보다는 각질 제거, 항산화, 피부 재생 등의 다양한 기능을 통해 전반적으로 피부를 보드랍고 매끄럽고 밝게 만들어준다. 잘 만들어진 레티놀 제품만 찾는다면 이것 하나로 모든 안티에이징을 다 해낼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참 어렵다. 레티놀은 빛과 공기에 예민해서 보관이 쉽지 않다. 용기에 넣어 보관하는 것도 힘들지만 피부에 발라서 그 효과가 발휘되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게다가 1g에 15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수입 원료라서 화장품 회사들도 인색하게 군다. 1999년에는 시판되는 레티놀 제품의 86%가 함량 미달로 밝혀져 전국이 발칵 뒤집힌 적도 있었다.

또 한 가지 어려움은 레티놀이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레티놀 제품을 바른 뒤 피부가 붉어지거나 건조함과 각질이 심해진 사례가 흔히 있다. 많은 경우 초기에 적응 단계를 거치면 부작용이 사라지지만 오히려 더 심해져서 사용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하면 부작용의 위험을 줄이면서 함량도 충분하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레티놀 제품을 고를 수 있을까? 우선은 제품의 포장상태를 보아야 한다. 투명한 용기에 담긴 제품은 절대 사지 말아야 한다. 빛에 산화되어 뚜껑을 열기도 전에 레티놀이 다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입구가 넓은 항아리 모양의 제품도 사지 말아야 한다. 뚜껑을 열면 공기 접촉이 시작되면서 며칠 내에 레티놀이 거의 모두 증발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함량을 보아야 한다. 일단 라벨에 ‘주름 개선 기능성’이라고 적혀 있다면 2500아이유(IU)를 넘는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양으로 환산하면 756㎍, 즉 0.0756%를 뜻한다. 적은 양은 아니지만 사실 넉넉하지도 않다. 여러 논문을 보면 레티놀이 가장 힘을 발휘하는 농도는 0.1~1%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높은 함량을 찾으려면 기능성 라벨만으로는 부족하다. 필자가 사용하는 방법은 성분리스트에서 레티놀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성분리스트는 함량순으로 표시되므로, 레티놀이 중간 혹은 중간보다 앞선 위치에 적혀 있으면 1%에 가까운 고함량이다.

하지만 고함량이라고 무조건 선택해도 좋은 것은 아니다. 사실 모든 뛰어난 항노화 성분은 함량도 중요하지만 어떤 성분과 배합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함량이 아무리 높다 해도 자극을 완화해주는 진정제나 여러 보습제, 항산화제와 함께 배합되지 않는다면 바르지 않느니만 못하다. 특히 레티놀처럼 부작용의 위험이 높은 성분은 반드시 이런 성분들이 듬뿍 들어 있어야 한다.

레티놀은 바르는 것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피부 상태를 봐가면서 이틀에 한번 정도만 바르자. 각질이 벗겨지면서 피부가 매우 건조해지므로 보습을 잘해주어야 한다. 에이에이치에이(AHA), 비에이치에이(BHA) 등의 각질 제거 성분과 함께 사용하는 건 피부를 매우 건조하게 하므로 권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당부할 것은 레티놀은 꼭 밤에만 발라야 한다는 것이다. 낮에는 자외선 때문에 레티놀의 부작용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최지현 화장품 비평가


(*한겨레신문 2013년 10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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