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매거진 esc] 성분표 읽어주는 여자

땀과 피지 분비가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커지는 모공이 큰 고민거리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홈쇼핑 채널들은 열심히 모공축소 팩을 팔고 있고 잡지에도 온통 모공관리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시중에서 잘 팔리고 있는 모공축소 제품을 살펴본 결과, 한숨이 나온다. 10년 전이나 마찬가지로 지금도 거의 모든 제품에 알코올, 위치하젤, 멘톨, 캠퍼 등 피부를 당기고 조이는 성분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들은 바르는 즉시 피부가 수축되어 모공이 줄어드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하지만 실제로는 피부가 자극을 받아 모공이 오그라드는 현상일 뿐이다. 이렇게 자극을 받은 피부는 건조하고 예민해져 피지를 더 많이 분비시키고, 그로 인해 모공 속에서 피지가 뭉쳐 오히려 모공이 더 커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화장품 회사들은 어째서 이런 제품을 10년이 넘도록 팔고 있는 걸까? 소비자들은 왜 이런 제품을 계속 구입하는 걸까? 플라시보 효과가 아닌 이상, 이것은 미신으로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화장품 회사들이 만든 미신에 빠져서 계속 그것을 믿는 것이다. 미신은 맹목적 믿음이기 때문에 아무리 논리적으로 결함을 지적해도 사람들은 헤어 나오지 못한다.

좋은 건 화장품 회사들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모공을 줄여주는 기적의 성분은 존재하지 않는데, 다행히도 몇가지 자극 물질을 넣었더니 모공이 줄어든다고 철석같이 믿어주니 말이다. 게다가 주름이나 미백과는 달리 모공 관련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적 관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마음껏 쓸 수 있다. 즉, 성분심사 없이 얼마든지 라벨에 ‘모공축소’, ‘모공수축’, ‘모공개선’ 등의 표현을 쓸 수 있는 것이다.(단, 과장광고에 대한 규제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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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제공
그렇다면 모공은 정말 줄일 수 없는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피부과 시술 없이 줄이기는 힘들다. 모공 확장은 주로 피지 분비가 왕성한 지성피부에서 나타난다. 모공 속에 갇힌 과잉 피지가 각질 및 노폐물과 결합하여 모공의 내부를 넓히는 것이다. 그러나 모공은 관리하기에 따라서 훨씬 깨끗하고 작아 보일 수 있다. 그 방법은 청결, 각질 제거, 피지 제거, 가벼운 보습제 사용이다.

우선은 깨끗한 세안이 필수다. 피지를 잘 제거하면서 피부가 당기지 않는 순한 클렌징폼을 사용해야 한다. 뻑뻑한 클렌징크림은 모공을 막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화장은 클렌징폼만으로도 얼마든지 잘 지워진다). 세안 후에는 모공이 막히지 않도록 유분이 많은 크림 대신에 가벼운 젤이나 로션을 발라야 한다. 주 1~2회 진흙이 함유된 팩으로 과잉 피지를 제거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알코올·멘톨 등의 자극적인 성분이 없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0.5~2% 농도의 비에이치에이(BHA. 살리실릭 애시드) 제품을 사용하면 피부 표면뿐 아니라 모공 속 각질을 녹여내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비에이치에이 제품은 국내에서는 0.5%까지만 배합이 가능하고 그마저도 수소이온농도 3~4의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제품을 찾기가 힘들다. 이를 찾기 힘들 경우 4~10%의 에이에이치에이(AHA. 글라이콜릭 애시드, 락틱 애시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드시 함량을 확인하고 리트머스 종이로 수소이온농도를 확인하고 구입하자.

최지현 화장품 비평가


(*한겨레신문 2013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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