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개봉되었던 일본 에니메이션 <늑대아이> 보셨나요?
금요일은 집에서라도 좋은 영화 보고 싶어지는데
오늘 문득 <늑대아이>가 생각나는군요.
일본에는 디비디가 몇 달 전에 출시되었는데 한국은 어떤지..
20년 전에 닥종이 인형작가 김영희 씨의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를 읽고
육아이야기를 이렇게 감성적으로 쓸 수 있구나!하고 놀랐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얼마전에 이 분이 일흔을 앞두고 <엄마를 졸업하다>라는 책을 내셨다는 글을 읽었어요.
읽고 싶어도 금방 구할 수 없어 잠깐씩 소개된 글만 보며 아쉬워하는데
이런 내용이 있더라구요.
아이는 내 인생에 잠깐 나타난 자연현상과 같아서...
이 <늑대아이>에 나오는 두 아이의 이름도 자연에서 따온 이름으로
'유키'와 '아메'입니다. 눈과 비라는 뜻의 일본어죠.
아이들 이름이 상징하는 것처럼 인간과 늑대인간 사이에서 태어나 도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남들과는 다른 두 아이를 데리고 시골로 가서 살게 됩니다.
낯선 것 투성이지만 그곳에서 아이들과 꽃향기를 흠뻑 맡고 눈밭을 구르고 농사를 짓습니다.
김영희 씨의 삶을 보아도
늑대아이 엄마 '하나'의 삶을 보아도
엄마로서의 고된 노동과 상처가 너무 진해 마음이 아프네요.
에니메이션이지만 장면장면마다 아이의 성장과정과 엄마의 심리를 너무 잘 표현해서
섬뜩할 정도;;^^
이 에니메이션을 꼭 아빠들과 함께 보았으면 하고 권하고 싶은 이유는
첫 부분에 잠시 나올 뿐이지만
이 늑대인간 아빠가 나오는 장면들이 참 인상적이어서요.
이삿짐 옮기는 일을 하는 이 아빠는
퇴근길에 들꽃들을 꺽어 아내에게 가져다주고
입덧으로 힘들어할 때 따뜻한 우동을 끓여줘요.
둘째가 태어난 직후 어쩌다 사고로 목숨을 잃는 마지막 날에도
산모와 두 아이를 위해 먹을 것이 가득 담긴 봉투를 현관 앞에 두고 갔답니다.
육아에서 실질적인 역할분담을 많이 맡아주지 않는다 해도
아빠들의 존재는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참 고맙긴 하지만...
그래도 아빠로서의 마음가짐에 쪼금만 더 질적인 도약을 이루도록 노력해주시길..
저도 이번 주말엔 남편이랑 다시 이 영화를 보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봐야 겠어요.
암튼 늑대아빠 너무 멋있어요^^
늑대아이들 엄마도 김영희 씨도 결국
엄마를 졸업하며 홀가분해 하시던데,
우리에게 그럴 날은 언제쯤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