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안심

최형주의 젖 이야기 조회수 8136 추천수 0 2014.04.10 21:36:29

218.jpg

 

모유 수유 218일 차

젖 안심

 

바다가 찡찡찡 울면서

눈으로 나를 쫓는다.

 

심심해서 그러나보다 싶어서

기저귀만 빨고 놀아줄게~”

이것만 정리하고 놀아줄게~”

하다가

늦게 바다를 안았는데

 

혹시 졸리나 싶어서

젖을 입에 갖다 대니

덥석 물고는 바로 눈을 딱 감는다.

안심하고 휴식에 들어간 것이다.

 

이렇게 널 기다리게 하는 엄마인데,

이유식도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시작한 엄마인데,

 

이런 나와 나의 젖을 믿고

눈을 딱 감아주다니.

 

찡하다.

  

 

220.jpg

 

모유 수유 220일 차

언제 어디서나

 

바다를 데리고 슬슬

외출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 집에도 가고

택시도 타고

음식점에도 가는데

바다에게 젖을 줘야한다.

 

사람들이 안 보이는 곳으로 가거나

뒤로 돌아앉거나

스카프로 가리고 젖을 물린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물린다.

젖을 못 주는 상황 같은 것은 없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엄마라고 하더니

어느새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있다.

 

이 녀석, 바다 덕분에.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155154/9a0/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365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세 아이와 함께 보는 '빨간 머리 앤' imagefile [8] 신순화 2017-05-17 8201
364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나의 두번째 인생을 열어준 둘째 아이 홍창욱 2014-05-21 8184
363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엄마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 <카트>에 <빵과 장미>를 싣고 [9] 케이티 2015-03-13 8173
362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82년생 김지영과 70년생 신순화 imagefile [4] 신순화 2017-08-01 8164
361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아빠교본, 아들이 말하는 아버지이야기 imagefile [1] 홍창욱 2015-03-02 8163
360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아이가 나를 살게 한다 imagefile [2] 윤영희 2016-12-22 8155
35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양은 냄비 여섯 개의 꿈 imagefile [4] 최형주 2015-08-26 8145
» [최형주의 젖 이야기] 젖 안심 imagefile [3] 최형주 2014-04-10 8136
357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옥시'만 안 쓰면 되는 걸까요?? imagefile [6] 신순화 2016-05-04 8134
356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15살의 새해 소망 imagefile [9] 윤영희 2017-01-08 8124
355 [즐거운아줌마의 육아카툰] [육아카툰50편] 인공지능! 놀라운 발전이긴한데... imagefile [4] 지호엄마 2016-03-28 8123
354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우리집만의 '윤식당' imagefile [4] 윤영희 2017-04-12 8110
353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사교육없이도 공부 잘하는 법 imagefile [5] 윤영희 2016-06-28 8110
352 [정은주의 가슴으로 키우는 아이] 초등수학, 먼 길을 위해 imagefile [7] 정은주 2017-06-26 8106
351 [양선아 기자의 육아의 재발견] 밥 해주는 남편, 육아 도우미 없는 생활 imagefile [4] 양선아 2017-07-14 8095
350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아들, 또 한 계단을 오르다 imagefile [7] 신순화 2018-03-07 8093
349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우리 균도, 우리 케이티 imagefile [8] 케이티 2015-03-22 8093
348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엄마 잘못이 아니에요 imagefile [6] 케이티 2014-06-07 8088
347 [즐거운아줌마의 육아카툰] [육아카툰65편] 술맛이 좋아, 해물파전이 좋아 imagefile [2] 지호엄마 2017-03-20 8087
346 [최형주의 젖 이야기] 문득 imagefile 최형주 2014-05-08 8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