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잘 보내셨나요?

전 30일이 넘는 여름방학을 지내다보니 폐인이 될 것 같았어요.

 

지인에게 듣자하니

선생님이 죽을 것 같을 때 아이들 방학이 시작되고,

엄마들이 죽을 것 같을 때 아이들 개학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작년 한해동안 아이케어를 어찌했는지 기억이 나지않아요.

아이를 기관에 보내지않고 24시간 온전히 데리고 있는 것은 너무 힘든 일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 나이가 어리면,  엄마가 데리고 있는게 더 좋다고 전문가들이 이야기하죠.

그래서일까요?

보통 전업주부 엄마들은  '언제까진 내가 아이를 데리고 있을거야'라고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실제는 어떨까요?

아이를 보다 지쳐서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생각보다 일찍 기관에 보내기 시작하지요.

그건 아마도 가사노동과 아이보육 및 교육을 모두 엄마가 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일거에요.

청소도 해야하고 음식도 만들어야하고 애 보육에 교육까지 3가지 일을 다 잘할 순 없지않나요?!!

 

 해야할 일을 손가락으로 꼽아보니 크게  세 가지가 나오더이다.

 

청소, 요리, 아이교육.

양심상 여기에 손가락 더 꼽아보면 남편.

아우. 제 손가락을 꼽으면서 를 위한 손가락을 펴는건 젤 마지막이 되더군요.

 

저는 저질체력이라서 그런지

청소하면 요리를 못하겠고, 요리를 하면 애 봐줄 시간이 없고,

요리하면 깨끗하게 건강식을 먹긴 하지만, 음식물쓰레기에 청소할 거리가 잔뜩 생기면서 이래저래 기운이 빠지더라구요.

 

아~   우리 엄마들이 쉴 곳은 어디있을까요?

 

 

 

 

제가 아이의 여름방학을 버틸 수 있었던 요인 몇가지를 소개해볼께요.

 

 

1번. '어쨌거나' 빨래 전담인 남편

'어쨌거나'라는 수식어가 붙는건, 빨래를 해줘서 너무 고맙긴한데, 그 빨래라는 것이 가사노동의 극히 일부라서 하는 말이에요.

저희 신랑이 유일하게 맡아서 하는 가사노동이 바로 '빨래'랍니다. 분리수거도 담당이긴 한데 매주 열심히 하지않고 몰아서 하는지라 이건 살짝 예외로 둘께요.

 

어디서 보니까 남편에 대한 불만 수십가지중 절반이상이 빨래에 대한 거였어요. 양말을 아무데나 벗어놓는다. 뒤집어 벗어놓는다. 뭐 어쩌구 저쩌구 ^^;

전 남편에게 잔소리할 거리가 최소 10가지는 줄어든 셈이고, 제가 잔소리 당하는 입장이니 그나마 나은거겠죠?

 

 

2번. 나의 사랑 '한살림'

저는 요리를 잘하는 편이 아니랍니다. 그렇다고 꼬박꼬박 반찬 조달해올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패스트푸드니 인스턴트 음식을 아주 사랑하는 편도 아니에요.

햇님군이 외식은 너무 싫어하고 밥돌이라서 매끼 밥 해먹이고 간식 챙기는 것도 힘들답니다.

이런 제게 구세주가 있으니 바로 한살림의 반조리 식품과 간식꺼리들이에요.

호박죽이나 팥빵, 과자, 밑반찬에 냉동 동그랑땡과 생선들.

아침 차리기 힘들면 졸린 눈 비비고 끓는 물에 호박죽 데워서 먹이고, 찜솥에 팥빵 쪄서 간식으로 던져주면 너무 편하더라구요.

시중 마트에서도 각종 반조리제품들이나 간식거리는 넘쳐나지만, 믿을 수 없어서 거의 사지 않아요.

그렇지만 한살림에서 구입하는 것들은 안심하고 아이에게 준답니다.

 

 

3번. 나의 영원한 AS센터 친정

이번에 친정가서 3박4일을 '먹고 자고'를 반복하고 왔어요.

보통 친정에 가면 근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꼭 한군데는 갔었는데, 이번엔 물고기잡으러 개울 한번 나선거 빼곤 방콕모드였답니다.

핸드폰 밧데리충전기도 가져가지 않았고, 친정집 리모델링 이후에 전파가 잘 잡히지 않아서 유선전화나 통화가 될까..

정말 모든 것과의 두절상태였어요.

 

남편은 회사일때문에 함께 지내지 못했는데요~

아빠랑 전화통화하며 생활전달을 하는 햇님군.

이런 말을 했답니다.

"응, 엄마는 근데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      ^^;

 

'먹고 자고' 3박 4일에 올 때는 밑반찬 잔뜩 싸들고 와서 서울 상경 이후에도 몇일은 반찬만들기를 하지 않았어요.

 

 

 

 

 

 

행복한 엄마가 되려면, 내 기운을 충전해줄 무언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남의 편이라고 주구장창 뒷담화를 꺼내놓으며 질근질근 씹는 맛도 있는 남편이지만,

없으면 너무너무 아쉬운, 사실 우리 가정을 만든 내 반쪽 남편.

남편을 잘 요리해서 "함께" 가정을 꾸려나가는 방법이 필요해요.

 

 

인생 뭐 있나요? 먹고 살려고 이러고 있죠~

그러니 안전하게 믿고 먹을 수 있어야합니다. 맛있는걸 즐겁게 잘 먹어야합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노력.

그게 생협 등을 이용하는 것이든 직접 농작물을 길러보는 것이든 가정에서의 작은 노력이 필요해요.

수입품 가격싸고 양 많다고 눈 뒤집혀서 그것만 살 것이 아니란거죠.

대한민국 농부, 어부님들께 힘을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거!! 아이만 먹이고 내 먹거리를 제대로 못챙기면 안됩니다.

애가 잘 안 먹으면 먼저 맛있게, 가장 좋은 부위부터 드세요.

 

 

친정이나 친구, 누군가 내 마음을 털어놓고 내 몸을 쉴 수 있어야해요.

가장 좋은 곳은 내 어머니의 품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잖아요.

그때는 친구를 찾거나 내 스스로의 마음을 달래줄 취미생활 등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DSC06016.jpg

                 * 요즘 너무 많이들 지쳐있고 힘들지않나싶어서 살포시 이런 글 올려봅니다.

                             아이들, 남편챙기기전에 나 살길부터 모색해봅시다!

                           흐르는 강물처럼.. 우리 인생도 그렇게.. 시간에 맡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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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희
대학에서 국문학을,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 시대의 평범한 30대 엄마. 베이스의 낮은 소리를 좋아하는 베이스맘은 2010년부터 일렉베이스를 배우고 있다. 아이 교육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것부터 챙겨 나가는 게 옳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아이 교육 이전에 나(엄마)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믿으며, 엄마이기 이전의 삶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행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엄마와 아이가 조화로운 삶을 살면서 행복을 찾는 방법이 무엇인지 탐구하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베이스맘의 베이스육아’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이메일 : hasikicharu@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bass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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