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1.JPG » 민규 돌사진. 이때보다 아이 둘 다 훌쩍 컸다.

 

 

육아휴직 뒤 복귀한 지 1년이 됐다. 복귀해서 한 해동안 있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지면서 육아휴직한 동안 내가 모유수유하고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먼 과거처럼 느껴진다. 지금 생각해도 육아휴직은 참으로 잘했다. 일의 연속성이 끊어지고 경력이 단절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이에게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육아휴직 동안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했고, 둘째는 엄마 모유를 먹고 건강하게 자라주었다. 동생이 생긴 첫째 아이의 충격도 엄마가 곁에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심각했던 것 같다. 아이를 돌봐주시는 분과도 호흡을 맞춰 놓고 직장에 복귀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제도적으로 육아휴직이 보장되었지만 출산휴가조차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여성들이 많은 현실에서, 눈치보지 않고 내 권리를 누릴 수 있었던 내 여건에 감사할 따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육아휴직을 잘 못 쓰는 이유는 육아휴직 뒤 고용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매우 낮은 육아휴직 급여 때문이다. 다행히도 나는 기자라는 전문직이고 어떤 회사보다도 ‘모성보호와 남녀평등’ 문제에 깨어있는 한겨레신문사에 다니고 있어 고용의 지속가능성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의 수위가 낮았다. 다만 갑자기 확 줄어드는 급여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첫째 때 육아휴직 급여(2008년 6월~2009년 4월)는 고작 50만원이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고액 연봉자는 아니어서 맞벌이를 해야만 생활유지가 가능한 우리로서는 육아휴직은 상당히 부담되는 도전이었다. 그러나 나는 당시 모유수유나 생후 3년동안의 애착의 중요성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50만원만 받고 마이너스 통장을 쓰더라도 모유수유를 꼭 하겠다 생각했고, 생후 1년 만이라도 아이 곁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했다. 고향에 내려가 친정 엄마와 함께 아이를 키우면서, 친정 엄마의 경제적 도움을 많이 받기로 했다. 당시 남편은 서울과 광주를 일주일에 한번씩 오가며 아이를 보고, 나는 친정에서 첫 아이를 8개월 동안 키웠다.
 
둘째를 낳았을 때(2010년 11월~2011년 11월)는 육아휴직 급여 제도가 2011년 1월1일부터 바뀌면서 육아휴직 급여가 조금 상향조정됐다. 2010년 12월31일까지는 육아휴직 급여가 정액제로 매달 50만원이었지만, 2011년 1월1일부터는 개인별 임금수준과 연계한 정률제로 변경해 통상 임금의 40%로까지 올랐다. 다만 상한선은 100만원, 하한선은 50만원으로 결정됐다. 육아휴직 종료 뒤 직장 복귀율을 높이기 위해 휴직급여 중 15%를 직장복귀 후 6개월 이상 근무한 사람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조금이나마 상향 조정된 육아휴직 급여는 육아 휴직을 하는 데 있어 부담을 덜어줬다. 여전히 나는 시댁에서는 각종 먹거리 보조를 받고, 친정에서는 현금 지원을 받아 생활했다. 육아휴직 급여도 꼬박꼬박 받아 생활비로 썼고, 마이너스 통장의 돈도 곶감 빼먹듯 빼먹었다.
 
그런데 직장 복귀 뒤 사후지급되는 육아휴직 급여는 까마득하게 잊고 하루하루 바쁘게 생활했다. 최근 육아휴직을 했다 복귀해서 6개월이 지난 한 선배가 사후지급되는 육아휴직 급여를 받았느냐고 물었다. 사후지급되는 육아휴직급여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나는 통장을 확인해보았으나 아직 지급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 총무부에 물어 필요한 서류를 떼서 관할 고용지원센터에 사후지급되는 육아휴직급여를 보내달라고 신청했다. 그리고 나서 그 돈이 얼마전 내 통장에 입금됐다. 오호라~~ 원래 받아야 되는 돈이지만 이렇게 받으니 횡재를 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사후지급되는 육아휴직급여를 이렇게 본인이 신청을 해야만 하는지 궁금했다. 나처럼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신청 시기를 놓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용노동부 여성고용과에 문의를 했다.

 

담당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현재 제도상으로서는 사후지급되는 육아휴직급여에 대해 굳이 본인이 신청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사후지급되는 육아휴직급여는 6개월이 지난 뒤에 고용지원센터 모성보호 담당자 전산망으로 자동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따라서 한번이라도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한 사람이라면, 고용지원센터 담당자가 확인을 거쳐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단, 한번도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는 고용지원센터에서 육아휴직 여부를 알 수 없으니 사후지급 육아휴직 급여도 줄 수 없게 되니 반드시 육아휴직이 끝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육아휴직 급여는 신청해야만 한다. 나의 경우는 고용지원센터 담당자가 내가 복귀 뒤 계속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처리를 해야했으나 처리가 지연된 경우라고 전했다.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육아휴직을 한 사람이라면 육아휴직이 끝난 시점부터 6개월 뒤에 반드시 사후지급되는 육아휴직급여가 본인 통장에 들어왔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육아휴직급여는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신청할 수 있으며,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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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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