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 육아책이 차고 넘치는데

제가 또 하나의 육아책을 추천해도 괜찮을까요?

<오래된 미래..>와도 기본적인 육아관은 차이가 없을 거 같은데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1-6살) / 보리     라는 책이예요.

이 책은 일본 오사카보육연구소에서 펴낸 책을 번역한 내용인데

한 살부터 여섯 살까지의 아이들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와 현장 선생님들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쓴 어린이집 보육 실천기록입니다.

 

일본에선 어린이집을 <보육원>이라 부르는데

막연하게 몇 살 아이는 어떻다.. 하는 식이 아니라

생활과 아주 밀착되어있고 보육 내용이 아주 구체적인 게 특징인데요.

 

큰아이가 유치원 들어가기 전, 두살에서 세 살 시기에

저는 제과제빵 과정을 공부하러 다니느라 이곳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적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에도 나오지만, 일본 어린이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밖에서 노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마당이 있고 실내공간밖에 없는 어린이집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놀이터나 공원에 가는데

 

 

아주 어린 아이들은 위의 사진처럼 도대체 무얼 개조해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차?에 태워서 갑니다. 딸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는 저 차를 타고 있는

아이들을 아주 부러운 눈으로 보더군요^^

책 내용 중에

 

<<어린이집만으로도, 실내에서만도, 어린이집 마당만으로도 안됩니다>>

 

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만큼 어느 정도의 넓은 바깥 공간(자연)에서 아이들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건강과 정서 모든 면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처음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는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쓸 물건들을 하나한 설명하면서

"이렇게 하면 아주 어린 아이들도 스스로 잘 할 수 있습니다.."

하는 말을 무척 많이 하시던데

예를 들면 운동화에서 실내화로 갈아신을 때

신발 뒤쪽에 동그랗게 고리를 만들어주면 거기에 손가락을 넣어 잡아당기기만 하면

아기들도 신기 쉬워진다는군요.

 

<<딸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신던 실내화.

     벌써 7년은 된 거 같은데 이런 걸 저는 아직 못 버리고 있습니다..>>

 

암튼 18개월 정도 때부터 밖에서 노는 재미를 안 딸아이는

아침 6시 반이면 일어나 현관에서 신발을 만지작거리고 7시면 왜 안 나가냐고

대성통곡을 했던지라.. 하루종일 어린이집에서 신나게 놀았죠.

저녁에 데리러 가면 이제 두 돌 겨우 넘긴 아이가

커다란 세수대야같은 곳에 흙을 한 가득 퍼 넣고 어디론가 옮기고 있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의 리듬을 몸으로 익히는 것

생활 속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연습해 가는 것

가족과 친구와 관계맺기

바깥 놀이를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 만들기

등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게 튼튼하게 기반이 되어 7세 이후의 학습과 교우관계의 과제들을 원만하게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베이비트리에서 어린이집을 만들면 어떨까..

좋은 정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다양한 의견을 가진 엄마들의 힘으로

우리가 바라는 어린이집을 현실에 존재할 수 있게 한다면..?

상상하는 게 제 취미이자 특기라

그냥 문득 떠오른 생각일 뿐입니다만...

외국에서 오래 살다보면

모국어에 굉장히 민감해지는데

여기 살면서 참 좋아진 한국 그림책이 <고사리손 요리책>인데

그림이 너무 이뻐서 제가 일본 생협 친구들, 아이들과

한국 음식 만들 때 이 책 보면서 많이 했어요.

 

 

귀여운 아이들 그림이랑

<고사리손>이라는 말이 너무 귀여운 거 있죠..

아이의 손을 고사리손이란 표현은 아마 한국에만 있지 않을까요?

 

베이비트리에서 어린이집을 만들면

귀여운 글씨체로 <고사리손>어린이집 이라 이름붙이면 어떨까...

상상해 봤어요. 제.맘.대.로^^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가고 중,고등학교를 가면

엄마들이 몸은 편해지지만 머리가 아파진다고들 하죠.

유아기의 엄마들은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놀아주느라 몸은 고단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행복한 시기인 것 같아요.

작고 통통해서 손목에 노란 고무줄을 채운 것 같은

주름을 볼 수 있는 시기는 얼마 안되지요..  

작고 이쁜 시기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어린이집이 좀 더 많아졌으면 ..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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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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