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된 딸아이(태명 당당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육아에 대한 의욕은 높지만, 안타깝게도 타고난 체력이 저질인지라 한계에 부딪히기 일쑤죠. 결국, '엄마가 편해져야 아이를 사랑할 여유가 생긴다'라는 철학으로 각 종 육아용품들을 기웃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신천지 육아용품 세계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귀가 팔랑팔랑거립니다.
'이거 살까? 말까?
[이거 살까, 말까] ---- 10. 장난감 카메라
5살 당당이에게도 취미가 생겼습니다. 야구 관람과 사진 찍기.
겁이 많은 편이라 응원 소리에 놀라지 않을까, 울면 3회까지만 보고 나오자 라는 마음으로
생후 36개월에 처음으로 야구장에 데리고 갔는데 왠걸 이 아가씨 야구에 푹 빠져버렸네요.
지금은 베어스 팀의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응원가를 따라 부르는 꼬마 야구여신이 되었습니다.
야구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당당이는 이제 경기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엄마 스마트폰을 들고 찍는데 그 사진들이 제법입니다.
균형에 맞춰 내야, 외야, 왼쪽, 오른쪽, 엄마, 아빠 골고루 찍지요.
경기가 좀 지루하다 싶으면 싸들고 간 과자도 찍고
그러다가 응원소리가 커진다 싶으면 냉큼 카메라를 그라운드로 가져갑니다.
아이가 찍어놓은 사진들을 보면 '아, 아이의 눈에는 이런 것들이 보였구나' 싶어서
당당이와 한층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소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한번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전 핸드폰을 쓸수가 없고
고가의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맡기자니 떨어뜨리기라도 할까봐 노심초사입니다.
게다가 거의 연사처럼 모든 상황들을 기록하기 때문에 하루에 찍는 사진이 800장을 육박하죠.
자기 전에 하나하나 지우는 것도 일입니다.
혹시 아이가 쓸만한 것이 있을까 찾아본 키즈 카메라.
검색창에 키즈 카메라를 입력하는 순간 깜짝 놀랐지 뭡니까.
예전 저 어렸을 때는 버튼 누르면 렌즈 속 동물 그림이 바뀌는 것이 최상의 카메라였거늘.
요즘은 장난감이 아니라 '진짜' 카메라더라구요.
누르면 정말 찍힙니다.
일종의 디카예요.
화질은 초창기 휴대폰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장난감이 이 정도면 입이 딱 벌어집니다.
당당이를 위해 고른 제품은 피셔프라이스의 '키즈 터프 카메라'.
'핑크'사랑에 푹 빠진 당당이. 하지만 핑크는 품절.
엄마 : 파랑색 카메라는 바로 받을 수 있지만, 핑크는 오~래 오~~래 기다려야해. 어떻게 할까?
당당 : (단호) 난 기다릴 수 있어!
하는 수 없이 며칠을 수소문하여 귀중한 핑크 카메라를 구합니다.
» 작품 활동 중인 당당이 사실 당당이보다 엄마 아빠가 더 신나했어요.
아이들은 한쪽 눈을 감는 것이 익숙치 않은데,
뷰파인더가 두 개 있어서 양 눈을 다 뜨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4배 줌 기능도 있구요.
1,000장 정도는 거뜬히 저장되어서 매번 찍은
사진들을 지울 필요도 없지요.
PC와 연결해서 찍은 사진들을 옮기거나 인화할 수도 있답니다. 아이들이 떨어트려도 망가지지 않도록 카메라 외부에는 충격 방지 고무들로 감싸져 있구요. 이 정도면 아이들용 DSLR이라 할법 합니다.
그럼, 당당이의 핑크 카메라 사진들을 잠시 엿볼까요? (원본 사이즈는 640 * 480 입니다)
나름 느낌있는 사진들이죠? ^^
당당이는 어린이집에도, 놀이터에도, 야구장에도 어디든 들고 다녔어요.
집에 있는 인형들 사진도 하나씩 찍어주고 말이죠.
그런데 장난감이라서 그런지 금방 싫증을 내더라구요.
사진을 볼 수 있는 화면이 스마트폰에 비해 작아서 그랬던 걸까요?
액정화면이 그리 큰 편이 아니라서 5살 아이가 오래 찍기에는 재미가 떨어져요.
셔터 누르는 것만 즐겨한다면 괜찮지만, 당당이는 주로 자기가 찍은 사진들을 보는 것도 좋아했거든요.
당당이 엄마 아빠 세대는 카메라를 별도로 가지고 다녔던 세대이니
이런 장난감에 열광할 법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이미 사진을 찍어본 당당이에게는 카메라가 괜한 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반 디지털카메라 중에도 가장 저렴한 모델이 8만원선이던데
당당이에게는 차라리 그런 카메라가 나을지 모르겠네요.
지극히 주관적인 팔랑팔랑지수 30
당당이가 찍은 사진 속 엄마는 왜 맨날 누워 있는가? 다음부터는 일어나서 놀아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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