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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추웠거든요.
손이 얼 정도로.
그래도 바다는 빵을 꼭 놀이터에서 먹겠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준비해간 따뜻한 차가 있어서
차에 찍어서 냠냠쩝쩝 맛있게 먹고
그네와 미끄럼틀을 신나게 더 타고
늦게 늦게 집으로 들어와 더 늦게 늦게 잠을 잤어요.
신기한 건, 참 모든 순간을 즐기는 바다의 모습이에요.
작년 12월, 괌에 갔을 때 새벽 비행기를 탔는데
피곤해할 줄 알았더니 저보다 더 잘 적응하면서
딱 자고, 딱 일어나 걸어가더라고요. 그것도 되게 즐거워하면서.
고정관념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생각에 갇히지 않은 자유인.
아, 부럽다.
엄마의 협박만 없으면 계속 어느 정도는 자유로울 거예요 아마.
서울의 밤도 이제 안녕이네요.
서울 밤의 마지막 풍경이 이 놀이터여서 좀 더 아련하게 남을 것 같아요.
심쿵하는 사이처럼 보이는 중딩 남여를 봤거든요.
참 예쁘더라고요.
여학생은 줄넘기를 하고 있고, 남학생은 그 여학생 앞에 약간 수줍게 서서 웃으면서 보고 있고.
음, 사람 냄새 나는 서울.
고마웠다. 그리고 재밌었다.
2015.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