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오전, 하늘이를 안고 벤치에 누워 낮잠을 잤다.
한때는 잠든 하늘이를 안고 있으면 깰까봐 앉지도 못 하고 서있기만 했는데
이제는 눕기까지 하다니.
꿈인가 생시인가! 코끝이 찡했다.
이 녀석을 꼬옥 붙이고 햇살을 받으며 나무 아래에서 잠들었던 시간은
아주 자유롭고 따뜻하고 평화로운 그리고 풍요로운 느낌으로 내 안에 남았다.
사랑해, 하늘아.
내 품에 꼬옥 안겨주어서 고마워, 정말로.
2016.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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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리고 싶은 장면을 오랜 시간에 걸쳐서 그렸어요.
스케치를 해놓고 보면서 행복했고 색을 입히면서 감동했고
중간에 낙엽을 그리면서 왕창 망쳐서 절망했지만 다시 수정하면서 진정한
다사다난했던 그림이에요.
아직 좀 더 그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 것도 같은데
일단 여기서 멈추고 이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제주도는 한참 추웠어요. 눈도 많이 와서 물이 며칠 동안 안 나오기도 했고요.
어제까지는 장갑 없이 나가면 손이 빨개질 정도로 추웠는데
오늘은 장갑이 없어도 괜찮을 정도로 따뜻해졌어요.
제주도는 아이들과 자연을 만끽하며 살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라는 것을
매일 매일 느끼면서 즐겁게 살고 있어요.
큰산 남편은 월, 화, 수요일은 서울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저희와 지내는 날은 목, 금, 토, 일요일인데 그래서 좋은 사이가 유지되고 있고요.
사이가 좀 나빠질라~하면 가고. 그립다~싶으면 오고.
큰산과 저는 우리가 주말 부부로 사는 것이 신의 한수라고 말하고 있어요.
작년 3월 3일에 태어난 하늘이는 곧 돌이고
3년 전 3월 4일에 태어난 바다는 네 살 생일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두 녀석이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둘이어서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셋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ㅋ)
여전히 손가락 관절이 아프고 무릎이 시리지만
살림 솜씨도 점점 늘고 아이들은 예쁘게 커가고 제주도의 자연은 아름다우니
저는 뭐, 더 바랄 것이 없지는 않지만 많지 않아요.
바닷가 산책 나간 큰산, 지아, 바다, 하늘이고요
윗니 아랫니가 뾰족뾰족 나고 있는 찡긋 웃음 하늘이에요. ^ ^
봄 맞이 잘 하시고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