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bde4b3f50898708ff5db07dfe6b1727. » 초여름만 해도 집에서 옷을 입고 지냈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도통 옷을 입지 않으려고 한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환절기, 아이들은 아무래도 콧물과 기침을 달고 살기 마련이다. 집안 내력상 호흡기 쪽이 안 좋은 우리 가족(특히 내가 안좋다. 가을부터 겨울, 봄까지 콧물, 기침 때문에 늘 휴지를 달고 살아야 한다. 전형적인 알레르기성 비염... )은 유독 환절기 호흡기 질환을 더 달고 산다.




호흡기 질환만 있으면 다행인데, 우리 두 아이들은 곧바로 귀까지 영향을 미친다. 갓 100일이 지났을 무렵부터 중이염을 달고 살았다. 가급적이면 병원에 가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병을 이겨내게끔 하고 싶은데 늘 “귀가 아프다”고 보채는 통에 병원에 가게 되고 만다. 며칠 전까지 작은 아이는 중이염 때문에 약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앞으로 최소 3~6개월 동안 아이들이 콧물과 기침으로 힘들어할 것이 눈에 빤히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하루종일 있다보니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엄마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다니는 애들은 감기 달고 사는 것쯤은 예사로 생각해야 되요. 1년 내내 달고 살아요.”라고 푸념하는 건 절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집에서라도 가급적이면 감기에 덜 걸릴 수 있도록, 아니면 더 빨리, 증상은 더 약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는데. 이건 아이들의 평소 잠자는 습관을 볼 때 쉬운 일만은 아닐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지난 여름, 워낙 더웠던 탓인지... 에어컨이 없었기 때문인지 큰 아이는 팬티만 입고 자고, 작은 아이는 기저귀만 차고 잠을 잤더랬다. (엄마가 참 너무 한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잠옷을 입히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10분~20분 정도 입고 있다가 “덥다”면서 벗어던지곤 했다. 그러기를 하루이틀... 하긴 나도 더운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리하여 여름 내내 그렇게 옷을 입히지 않고 잠을 재웠다.




문제는 요즘이다. 제법 쌀쌀해져서 새벽에는 보일러를 돌려야 할 정도까지 되었는데, 아이들이 잠자리에서 도통 옷을 입으려 하지 않는다. 손씻기, 이닦기, 샤워하기는 거부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긴 하다. 아이 둘을 목욕시키고 난 뒤 안방으로 데려오면 일단 물기를 말린 뒤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준다. 그 다음 팬티와 기저귀를 각각 입혀주는데, 전쟁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큰아이는 그나마 팬티까지는 잘 입는다. 작은 아이가 문제다. 기저귀조차 거부한다. 몸에 무엇인가 닿는 느낌이 안 좋은가 보다. 이리저리로 도망가는 아이를 간신히 잡아서 기저귀를 채우고 난 뒤에는 잠옷을 들고 온방을 뛰어다녀야 한다. 처음에야 아이도 장난인줄 알고 웃으며 ‘나 잡아봐라’ 하는 식으로 뛰어다니지만, 나중에 자신에게 닥칠 현실을 알고는 금방 뒤집어질 듯 울어댄다. 웃옷을 입힐 때 한번, 바지를 입힐 때 또 한번... 이렇게 시작된 울음은 ‘잠투정’까지 곱배기로 맞물리면서 잠들 때까지 왠만해서는 안 그친다. 하여 잠들 때까지 둘째를 업고 있어야 한다거나, 안고 있어야 하는 불상사가 거의 매일 생긴다.




그래,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잠든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난 뒤부터다. 어찌 알았는지 잠에서 깨어, 옷을 벗겨달라고 울기 시작한다. 이때의 울음 역시 깊은 밤 정적을 깰 정도로 그 소리가 매우 크다. 고집이 워낙 세서 이미 이 아이한테는 두손두발 다 든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옷을 모두 벗겨준다. 그래야 곤히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다.




한동안 잠옷을 입고 잘 있던, 큰애가 이제는 난리다. 나도 잠옷을 벗겠다고... 덥다고... 큰아이는 잘때마다 꼬박 잠옷을 입고 잤는데, 작은애 때문인지 이 아이 역시 잘 때 탈의를 해야 한다. 작은애가 하는 것을 똑같이 무조건 하려하기에,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입을 삐죽대며 눈물을 흘리기에...(큰 아이는 성격상 둘째처럼 큰소리로 발광하며 울지 않는다.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눈물만 줄줄 흘리는 타입이다.) 어쩔 수 없이 벗겨줄 수밖에 없다.




이불이라도 제대로 덥고 자야 걱정을 안하지..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두 아이 모두 골골이다. 옷도 안입고, 이불도 차버리기 때문에 이불이 밤새 몸과 분리(?)되어 있으니 아침마다 콧물을 훌쩍훌쩍 거리는 것은 당연지사. 아~ 이 난관을 어찌 극복해야 한단 말인가! 심지어는 작은 아이는 아침에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옷을 입힐 때조차도 거부해서 늘 눈물을 쏟고 있는 형편인데...




엄마인 나는 추위를 잘 타서 가을-겨울엔 옷을 꽁꽁 싸매고 자는 스타일인데, 이 아이들은 왜 그럴까? 평소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아빠 때문일까? 더 추워지기 전에 잠 잘 때도 옷을 입어야 한다는 사실을 특히, 둘째아이한테 인지시켜야 하는데. 안그러면 감기에 걸리거나 배탈이 날 수 있다고 알려줘야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다. 일단 아이들 아빠의 옷부터 입혀야겠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141 [김태규 기자의 짬짬육아 시즌2] 드디어 열린 '노팬티' 시대 imagefile 김태규 2010-11-14 16665
140 [동글아빠의 육아카툰] [육아카툰] 세종대왕이 웃을라 imagefile 윤아저씨 2010-11-11 22172
139 [김은형 기자의 내가 니 엄마다] 혹시나? 역시나! 엄마욕심과의 전쟁 imagefile 김은형 2010-11-11 22606
138 [양선아 기자의 육아의 재발견] 생후 첫1주 젖먹이기, 1년을 좌우한다 imagefile 양선아 2010-11-10 31376
137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그래, 나는 엄마니까! imagefile 신순화 2010-11-09 24517
136 [김미영 기자의 공주들이 사는 법] 치울 줄 모르는 아이 길들이기 imagefile 김미영 2010-11-05 17600
135 [동글아빠의 육아카툰] [육아카툰] 다 큰거야? imagefile 윤아저씨 2010-11-03 21471
134 [김미영 기자의 공주들이 사는 법] 노을공원 캠핑, 가을이 놀았다 imagefile 김미영 2010-11-03 16259
133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가장 무서운 말, ‘내가 할래요’ imagefile 신순화 2010-11-02 21160
132 [양선아 기자의 육아의 재발견] 1시간만에 쑥~, ‘한겨레 출산드라’ imagefile 양선아 2010-11-02 28398
131 [김태규 기자의 짬짬육아 시즌2] 아찔한 첫 경험 '어부바' imagefile 김태규 2010-11-01 12849
130 [동글아빠의 육아카툰] [육아카툰] 최고의 벌은 밥 imagefile 윤아저씨 2010-10-28 22349
129 [김은형 기자의 내가 니 엄마다] 젖으로 채울 수 없는 가슴은 사랑 imagefile 김은형 2010-10-28 18879
128 [김미영 기자의 공주들이 사는 법] 평범한 큰딸, 평범한 진리 imagefile 김미영 2010-10-27 16500
127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큰아들’의 남편되기 선언, 금연! imagefile 신순화 2010-10-26 20506
126 [김태규 기자의 짬짬육아 시즌2] ‘큰아들’로 사느니 아버지로 죽겠다 imagefile 김태규 2010-10-25 15010
125 [양선아 기자의 육아의 재발견] 감기가 무서워 하는 ‘특효약’ 생강차 imagefile 양선아 2010-10-25 22986
124 [동글아빠의 육아카툰] [육아카툰] 장래희망 imagefile 윤아저씨 2010-10-21 31591
123 [김은형 기자의 내가 니 엄마다] ‘아이 위해서’라는 엄마의 착각 imagefile 김은형 2010-10-20 24382
122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육아의 적, ‘큰아들’ 남편 imagefile 신순화 2010-10-20 36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