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엔 취학전 준비 번외편으로" 유치원생의 여름방학 보내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햇님군네 유치원은 방학이 5주에요.
결코 짧지않은 시간이지요.
유치원에서 여름방학이라고 받아온 안내문 !
그건 바로 "우리 아이 초등학교 준비하기" 였습니다.
하~
깊은 한숨이 나오시려나요?
제가 받은 유인물에는 굉장히 구체적인 지침들이 담겨있었고,
2학기부터 유치원에서 시작하는 알림장쓰기나 매주 월요일 시작될 초등학교놀이 등
엄마가 초등학교 입학준비를 따로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살짝 보여드릴께요!
초등 준비에 대한 유치원 안내문을 받으니
아이와 보낼 여름방학에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 좀더 선명해졌습니다.
"아이와 여름방학보내기"라고 하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체험스케줄을 잡고, 풀어야할 문제집 등을 선택하십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아이만의 시간을 대폭 늘려주기"였답니다.
7세 처음 유치원을 입학했을 때는 유치원 적응이 걱정되었고,
유치원에 적응한다싶으니 이것저것 배웠으면 하는 마음도 가지면서
욕심이 점점 커지고, 불안의 크기도 커졌습니다.
그러다가 학기말에 학부모 면담을 가보니 환상이 팍팍 깨지더군요.
내 아이는 특별나게 잘나거나 우수한 아이가 아니고
사고치면서 야단맞고, 그러면서 자라는 중이라는 것을요..
인정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내가 아닌 곳에서 남의 시선으로, 다른 아이들속에서 내 아이의 행동가짐이나 자질이 어떠한지.
그 부분에 대한 것들을 아는데 시간이 걸렸고,
그 앎을 통해 내가 가진 아이에 대한 욕심과 기대치가 어떠한지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몇 날 밤은 눈물도 쏟아냈고, 그러면서 내 욕심을 버려야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기 시작했습니다.
몰랐던 내 욕심과 기대가 아이를 어떻게 흔들고 있는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초등준비.
그것은 국어와 영어와 수학. 줄넘기 급수. 한자 등에 대한 준비라기보단
내 마음 속 내 손 닿는 곳의 아이를 놓아주는 준비입니다.
아이입장에서 초등준비는
엄마가 시키는 고정스케줄속에서 무언가를 규칙적으로 해내는 것이 아닌
가늠하기 힘든 시간속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살 것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감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엄마가 안 도와줘도, 엄마가 잔소리하지 않아도 말이죠.
아이의 여름방학속에 아이의 주도권. 아이가 결정하는 자기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자기주도학습"도 "엄마표"로 공부시켜야하는 교육시장속에서
여름방학스케줄이 꽉꽉 알차게 짜여져서 기쁘신가요?
* 햇님군의 방학스케줄표와 빈둥대며 아이가 하는 것들.. 살짝 공개해봅니다.
방학 기간을 달력을 그려 확인해보고, 고정스케줄로 잡은 것만 체크해봤어요.
과학관 특강과 연극놀이 특강, 모래놀이 특강을 제외하면 모두 비워져있습니다.
(공연보기나 외출 등은 제가 혼자 결정하지 않고 아이와 상의후에 아이가 좋다고 하면 스케줄을 잡아요.)
자는 시간 빼고 나머지시간에 무엇을 할지 고민해보라고 했어요.
빈둥대며 아이가 하는 놀이에는~
팽이판에 물 담고 구슬담아 팽이치기, 동치미통 얼려서 빙상 팽이판 만들어 팽이치기
(팽이판에 물 넣을 생각은 어찌했는지 몰라요 -_-; )
책 펼쳐놓고 자동차길 만들어 놀기
더위 피해 도서관 가기 ( 오후 6시이전엔 집에서 에어컨 안 틀어준다고 했거든요 ^^; 에어컨이 나오는 공공장소 생각해내는 것도 아이의 몫입니다. )
닌자고 레고 놀이. 원래는 설명서보고 하나의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다양하게 변형해서 가지고 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