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안심

최형주의 젖 이야기 조회수 7803 추천수 0 2014.04.10 21:36:29

218.jpg

 

모유 수유 218일 차

젖 안심

 

바다가 찡찡찡 울면서

눈으로 나를 쫓는다.

 

심심해서 그러나보다 싶어서

기저귀만 빨고 놀아줄게~”

이것만 정리하고 놀아줄게~”

하다가

늦게 바다를 안았는데

 

혹시 졸리나 싶어서

젖을 입에 갖다 대니

덥석 물고는 바로 눈을 딱 감는다.

안심하고 휴식에 들어간 것이다.

 

이렇게 널 기다리게 하는 엄마인데,

이유식도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시작한 엄마인데,

 

이런 나와 나의 젖을 믿고

눈을 딱 감아주다니.

 

찡하다.

  

 

220.jpg

 

모유 수유 220일 차

언제 어디서나

 

바다를 데리고 슬슬

외출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 집에도 가고

택시도 타고

음식점에도 가는데

바다에게 젖을 줘야한다.

 

사람들이 안 보이는 곳으로 가거나

뒤로 돌아앉거나

스카프로 가리고 젖을 물린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물린다.

젖을 못 주는 상황 같은 것은 없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엄마라고 하더니

어느새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있다.

 

이 녀석, 바다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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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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