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jpg


(막내 이룸이가 찍어 준 내 사진. 절대 화 난 표정 아닙니다. 그냥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무심한 표정인데 화나보여서 놀랐습니다. ㅋㅋ 평상시의 표정도 연습이 필요한가봐요. ㅎㅎ )

얼마 전 딸들과 나눈 성(性) 토크에 대해 글을 올린 후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댓글을 받았습니다.
대부분 "솔직해서 놀랐다" "대단하다" "많이 배웠다" "아이들과 이렇게 나눠 보겠다" 등등의

글이었는데요, 인상깊었던 댓글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나이에 여전히 자위를 한다는 것이 더 놀랍다. 그 나이면 갱년기 아닌가"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런 댓글이야말로 제가 바라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다음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속으로 이런 생각 하셨던 분들이 무척 많았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다시 한 편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저 처럼 쉰을 앞둔 여자는 자위를 안 할까요? 자위가 필요없을까요? 그렇다면 '자위'란 뭘까요?
자위란 결국 성욕을 스스로 해결하는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성욕이 있는 한 자위는 같이 가는 겁니다. 결혼을 해서 파트너가 생기면 성욕을 해결하는 섹스를 할 수 있으니 자위를 할 필요가 없어지지
않는가 하는 분도 계시지만 뭐, 파트너가 24시간 함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할때 늘 하고 싶은 것도 아닌데 자위가 필요 없을리가요. 결국 내가 원하는 성적 만족을 파트너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위입니다. 매우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행위라고 하겠습니다. 파트너와 나누는 섹스와 혼자 즐기는 자위가 주는 쾌감은 제 경우 서로 다르기도 하고, 서로 긴밀히 연결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어떤 사람은 만족을 얻는 한 가지 경로만 가지고 있다면 제겐 두 가지 경로가 있는 셈이랄까요. 당연히 삶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더 풍성해집니다.

언제 자위를 하는지, 얼마나 자주 하는지는 순전히 개인적인 선택이겠지요.
저는 하고 싶을때, 할 만한 장소에서 합니다.
성욕을 풀고 싶어서 하기도 하고, 성욕이 주는 긴장감과 짜릿함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서도 합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몰두할때도 있고. 한동안 잊고 살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맘입니다.

좋은 성생활을 누리는 사람이 삶에 대한 만족감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성생활이란게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다양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제 남편과 즐겁고 원할한 성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제 일상과 제가 하는 일에 큰 에너지가 되는 것은 물론이구요.

제 원할한 성생활에는 섹스와 자위가 다 중요합니다.
자위는 자기 몸에 대한 아주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과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몸이 주는 느낌을 기꺼이 긍정하게 된다는 것은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더 잘 돌보게 하고

파트너와 몸으로 사랑을 나누는 일에도 더 정성을 들이게 됩니다.

제 경우엔 그렇습니다.

최근에 열일곱 살 여학생이 부모 명의를 몰래 빌려 섹스토이를 구입했다가 들통이 나서 화제가 되었던 사건이 있습니다. 많은 어른들이 기막힌 노릇이라며 개탄도 했습니다만, 저는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열일곱 청소년에겐 성욕이 없을까요? 만약 있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어른들은 미성년자들이 성욕이 있는 존재란 엄연한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공부만 하라고 강요합니다. 연애는 대학 가서 하라구요. 그렇지만 실제 드러나는 현상들을 통해 우리는  아이들의 첫 성험 나이가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내려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영양이 우수하고 어려서부터 다양한 디지털 문화의 세례속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2차 성징도 점점 이른 나이에 나타나고 스마트폰을 통해 성문화를 일찌기 접하면서 자랍니다. 좋아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음란 사진이나 영상을 주고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하지요. 과학적으로도 성욕이 가장 왕성한 나이를 10대 후반부터라고 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금지만 한다고 해결될까요.

섹스토이를 주문한 열일곱살 여학생은 오히려 가장 나은 대안을 찾은 것은 아닐까요?

섹스토이를 이용해서 스스로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 직접 파트너를 찾아 연애하고 섹스하는 것 보다

더 안전하고 좋은 방법 아닌가요? 어른이 할 역할은 그런 욕구가 있는 청소년에게 스스로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잘 안내하고 욕구룰 이해하고  다루어가는 과정들을 함께 하면서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이해와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세대는 이런 것들을 제대로 배워보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럭저럭 연애하고 결혼해서 성생활을 하면서 그냥 다 이렇게 사는가보다.. 생각하며 사는 사람 많습니다만, 우리 자신의 몸을 잘 알고, 몸이 주는 관능과, 내가 이끌어낼 수 있는 쾌감에 대해 제대로 배울수 있었다면,

그런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성생활을 누리게 되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그런 어른들이 많은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자신의 욕망을 잘 알고, 그 욕망을 적절하게 제대로 활용할 줄 알고,  욕망이 진정한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이 이끌어가는 세상이 더 낫지 않을까요?

 

욕망을 누르고 감추는 사회일수록 성범죄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최근 잇따르는 미투 열풍을 보면서 자신의 욕망을 잘 이해하고 관리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미숙한 어른들이 가하는 끔찍한 폭력들을 봅니다. 우리 안에 있는 것을 인정하고 들여다보고 잘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야 하구요.

저는 이런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잘 쓰는데 4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만, 제 아이들은 저보다 더 자유롭되 잘 누리고, 잘 지키고, 잘 살아가는 삶을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은하선 작가의 '이기적 섹스'란 책, 권합니다.^^
열다섯 살때부터 파트너와의 성생활을 즐겨가며 섹스 라이프를 구축해 온 한 재기발랄한 여자가
이 사회에서 마딱뜨린 남자들의 비틀린 성의식을 통쾌하게 고발합니다. 더불어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고 잘 누리는 삶이 주는 행복도 소개합니다. 매우 파격적인 내용입니다만 산전수전 다 겪은 제게도 놀랍도록 신선하고 감탄스런 책 이었습니다.

생리와 임신과 피임에 대해서 배운 제 아이들은 요즘 '콘돔'을 궁금해 합니다. 조만간 아이들과 다양한 콘돔을 사다 놓고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눌 생각입니다. 성교육은 피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그러나 유쾌하고 재미있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나누며 얻어지는 이야기들은 이 자리에서도 부지런히 나누겠습니다.

 

어떤 주제라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더 건강합니다.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무겁지 않게 대답하며 같이 이야기 해 나가는 것이 진짜 배움이 아닐까요. 대놓고 하는 낯뜨거운 이야기가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합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신순화
서른 둘에 결혼, 아이를 가지면서 직장 대신 육아를 선택했다. 산업화된 출산 문화가 싫어 첫째인 아들은 조산원에서, 둘째와 셋째 딸은 집에서 낳았다. 돈이 많이 들어서, 육아가 어려워서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없다는 엄마들의 생각에 열심히 도전 중이다. 집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이 주는 가치, 병원과 예방접종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는 일,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아이와 더불어 세상을 배워가는 일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 계간 <공동육아>와 <민들레> 잡지에도 글을 쓰고 있다.
이메일 : don3123@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don3123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31770882/cf0/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341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세 아이와 겨울 방학 생존기 imagefile 신순화 2017-01-18 5371
340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50년 만에 잡은 아버지 손 imagefile [6] 신순화 2017-01-11 9644
339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아들에게 받은 '잔소리의 제왕상' imagefile [10] 신순화 2017-01-03 8894
338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고맙다, 다 고맙다. imagefile [2] 신순화 2016-12-29 9193
337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그래도, 아직은, 산타!!! imagefile [4] 신순화 2016-12-22 9826
336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천천히, 오래, 꾸준히 imagefile [1] 신순화 2016-12-15 7834
335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기대어 산다 imagefile [6] 신순화 2016-12-09 7452
334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멕고나걸 교수의 주름에서 배우는 것들 imagefile [8] 신순화 2016-12-01 17620
333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지금은 광장으로 나가야 할 때 imagefile [5] 신순화 2016-11-10 13646
332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나잇값을 생각하다 imagefile 신순화 2016-11-04 24852
331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싸우는 부모, 아이들 눈엔 imagefile [8] 신순화 2016-10-26 18182
330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엄마도 아이도 신나는 장터!! imagefile [4] 신순화 2016-10-21 7702
329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나는 편리함이 불편하다 imagefile [2] 신순화 2016-10-14 10391
328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엄마도 배우는 사람일 뿐.. imagefile [2] 신순화 2016-10-06 9080
327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웃다가 운 밀당 고수 편지 imagefile [2] 신순화 2016-09-30 8883
326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이런 학교, 참 좋다!! imagefile [1] 신순화 2016-09-23 8377
325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여보님아, 제발 쫌 응! imagefile [8] 신순화 2016-09-12 10531
324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엎드려 절 받은 남편과의 데이트^^ imagefile [9] 신순화 2016-09-09 8002
323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남편님아, 제발 쫌!! imagefile [10] 신순화 2016-09-07 12884
322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아들의 방학은 '잠'이었다!! imagefile [10] 신순화 2016-08-30 8840

Q.첫째 아이의 등원 거부

첫째 46개월입니다. 일단 저는 주말부부에 맞벌이로 첫째 생후 8개월 부터 어린이집을 다녔고 현재 어린이집은...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