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5_163951.jpg » 벚꽃이 약간 시들었지만 그래도 벚꽃길은 예쁘다.

 

모든 생명이 약동하는 봄, 봄에는 뭐니뭐니해도 꽃구경이다. 아이들이 태어난 뒤 매해 봄마다 꽃구경을 간다. 고양시 꽃박람회를 정기적으로 갔었고, 여의도 벚꽃 축제를 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복잡한 여의도보다는 집 근처 안양천 벚꽃길이 최고”라는 생각에 안양천 근처로 간다. 그렇게 꽃구경은 우리 가족에게 봄을 맞이하는 일종의 의식(ritual)이 되었다.
 
올해는 평년보다 벚꽃이 빨리 만개했다. 지난 주 벚꽃이 만개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빨리 꽃구경 가야 하는데"라는 말을 되뇌이면서도 일때문에 틈을 내지 못했다. 지난 주말 토요일에 드디어 아이들을 데리고 꽃구경을 갔다. 마침 마을 축제가 서울 오목교 둑방길에서 열린다고 해서 축제 구경도 할 겸 나갔다. 따뜻해졌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 을씨년스러웠고, 만개했던 벚꽃은 시들어버렸지만 샛노란 개나리만은 우리를 반갑게 반겨주었다. 아이들은 집 바깥으로만 나오면 무조건 뛰면서 좋아한다. 아이들과 화사한 꽃 사이에 서서 사진도 찍고, 뛰는 아이들을 보며 남편과 팔짱을 끼고 벚꽃길을 걸었다. 연애하던 시절 여의도 벚꽃 길을 함께 걸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7살, 5살 된 딸과 아들이 있다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졌다. 

 

 20140405_164837.jpg » 벚꽃 길에서 좋아하는 아들.

 

20140405_160422.jpg » 마을 축제에서 펼쳐진 라인 댄스 공연.

 

 20140405_164534(0).jpg » 아이들과 벚꽃 길에서 사진.  
 
마을 축제에서는 순대, 송편, 라면 등 먹거리를 팔고 있었고,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졌다. 먹거리를 먹으며 40~50대 아주머니들의 라인댄스 공연을 봤다. 40~50대이지만 댄스를 즐기면서 여러 사람들 앞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남편은 "나이 들어 저게 뭐냐"라고 말했지만, 나는 "10~20년 뒤 나의 미래"라고 대답해줬다. 나도 그 분들처럼 인생 후반을 즐기면서 살고 싶었고, 그분들은 누구보다 멋져 보였다. 아들은 음악에 맞춰 흥얼거리며 몸을 들썩였고, 딸은 우연히 만난 초등학생 언니와 모래놀이를 하느랴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은 모르는 사이라도 그렇게 한 공간에 있다보면 금세 친해진다.

20140406_110413.jpg » 베이비트리 보며 주말 놀이 구상중.

 
'주말에는 아이들과 뭘 하고 놀까?'
주말을 맞이하는 직장맘의 자세다. 주중에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보상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토요일엔 꽃구경을 하고, 일요일엔 책놀이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책놀이는 '베이비트리' 속닥속닥 게시판에 연재해주시는 '황쌤의 책놀이'에 아이디어를 얻었다. 책에 있는 내용을 토대로 아이들과 무엇인가를 만들고 놀이를 해보는 과정을 소개해주시는데, 언제 시간나면 선생님이 소개해주는 놀이를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난주 일요일에 직접 실천을 해봤다.
 
이번 주에 해본 것은 '진딧물과 개미놀이 편'.  (http://babytree.hani.co.kr/?mid=free&page=2&document_srl=153116)
집에 있는 자연관찰 책에 개미편이 있었고, '황쌤'이 소개해준대로 해봤다. 초록색 시트지 대신 색종이를 이용하고, 뽀로로 음료수가 없어 집에 먹다 보관해뒀던 음료수 병을 활용했다. 아이들과 함께 먼저 개미 책을 읽어주었다. 책은 '황쌤'이 소개해준 책의 내용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무당벌레가 진딧물을 잡아 먹으려 하면 개미가 와서 무당벌레를 물리치고 진딧물을 구해준다.
2. 진딧물은 개미에게 고마워하고, 개미가 진딧물을 톡톡 두드리면 진딧물은 개미에게 단물을 준다.
3. 개미는 배부르게 단물을 먹고 진딧물과 사이좋은 친구가 된다.

20140406_110418.jpg » 색종이에 진딧물 그리는 아이들.

 

 20140406_111218.jpg » 진딧물 그리고 난 뒤 좋아하는 아이들.  

20140406_113344.jpg » 개미가 되어 진딧물의 단물을 쪽쪽 빨아먹는 딸.

 
책을 읽어주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색종이에 진딧물을 그렸다. 엄마와 함께 색종이를 오리고 무엇인가를 만들어본다는 것 자체를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딸은 자기 이름을 진딧물 위에 써서 자기가 그렸다는 표시를 했다. 아들도 서투른 가위질로 진딧물을 오려서 음료수 병에 붙였다. 그런 과정 하나하나에서 아이들은 시종일관 즐거워했다.
 
집에 무당벌레 헝겊 책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극을 했다. 개미도 만들고 싶었지만 에너지 급속도로 저하되면서 포기하고 다른 물건으로 대체했다. 물건으로 극을 재현해보고, 나중에는 아예 우리들 자체가 무당벌레, 진딧물, 개미가 되어 연극을 했다. 딸은 무당벌레, 나는 진딧물, 아들은 개미가 되어 각자의 역할을 소화했다. 아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무당벌레가 되고, 개미가 된냥 즐거워했다. 그동안 책을 단순히 읽어주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책의 내용을 가지고 이렇게 놀이를 하니 아이들이 더 책에 있는 내용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새로운 자극이었고, 앞으로 틈나는대로 책놀이를 아이들과 함께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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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를 끝낸 뒤에는 침대에서 뛰어내리기 놀이!
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의외로 아이들은 아주 단순한 즐거움을 추구한다. 바닥에 두꺼운 이불을 깔아놓고 전등 위에 실을 아슬아슬하게 매달아놓고 침대에서 뛰어올라 실 잡기 놀이를 하면 너무 즐거워한다. 7살 큰 아이는 실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높이 뛰어오르고, 5살 작은 아이는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위치인데도 과감하게 도전한다. 아마 아이가 둘이라 이런 놀이도 재밌게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주말 아이들과 신나게 놀다보면 나 역시 에너지가 방전이 돼 일요일 밤에는 잠을 쿨쿨 잘도 잔다. 이렇게 내가 아이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것은 남편이 주말엔 요리를 전담하기에 가능하다. 아마 요리나 집안 일까지 나에게 하라고 한다면 도저히 아이들과 노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아이들과 놀기에는 안성맞춤인 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와 책놀이에 집중해보면 어떨까?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베이비트리(http://babytree.hani.co.kr)에 올라온 '황쌤의 책놀이’  
 
1. 황쌤의 자연관찰 책놀이-나비편 (http://babytree.hani.co.kr/?_filter=search&mid=free&search_keyword=%ED%99%A9%EC%8C%A4&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150316)
2. 황쌤의 자연관찰 책놀이-개미편(http://babytree.hani.co.kr/?_filter=search&mid=free&search_keyword=%ED%99%A9%EC%8C%A4&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150881)
3. 황쌤의 자연관찰 책놀이-개미와 진딧물편(http://babytree.hani.co.kr/?_filter=search&mid=free&search_keyword=%ED%99%A9%EC%8C%A4&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15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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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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