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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이제 안 가면 안 된다.

몸이 꼬이고 짜증이 샘솟는다.

 

산행을 시작하고 나서 나와 바다가 온순해졌고

구부정하던 등이 펴지기 시작했다.

걷기만 했을 뿐인데, 그것도 아이들 데리고 정신없이 걸었는데

몸이, 정신이 달라지고 있다.

심지어 배에 살짝 근육이 잡히려고 한다.

가파른 언덕과 수많은 계단이 이제 전혀 힘들지가 않고

늘 무겁고 힘이 없던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렇게 체력이 좋아질 수 있다니!

 

두 아이를 돌보면서 여전히 헉헉대지만

정신줄은 잡고 있는 기분이랄까.

그래, 정신이 좀 선명해진 느낌!

정신에도 근육이 잡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산이 나를 살리고 있다.

나의 아이들을 살리고 있다.

지금 내 몸과 정신에 딱 필요한 힘을 주고 있다.

 

2015.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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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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