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F9896-2.JPG

 

아, 너무 힘들어. 재우는 거.

이 시간이 나는 제일 힘든 것 같다.

완전히 도를 닦는 기분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씻고 싶고, 먹고 싶은데!

바다는 뒤척이면서 내 팔을 조물조물 만지고 있다.

한참을 지나서 ‘잠이 들었나?’ 싶었는데

어둠 속에서 조용히 “엄마...” 라고 부를 때 나는 미쳐버릴 것 같다.

알아서 자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 종일 웃으면서 잘 지내다가 재울 때 목소리가 안 좋아진다.

“왜 안자~ 빨리 좀 자~” 하고 솔직한 말을 하기도 하고.

바다가 서운할 것 같아서 미안하다.

아, 정말. 이 부분만은 좀 빨리 컸으면 좋겠다.

 

2015. 9. 15

 

 +

바다가 "엄마!" 부르며 자다가 깼을 때 제가 안 자고 있을 경우에는 달려가 옆에 눕습니다. 

바다는 저의 몸을 만지며 다시 잠이 드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예전에 '노예 12년' 이라는 영화를 보다가 세 번을 불려가서 누워있었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 노예 2년이요... ' ㅋㅋㅋ 

 

침대에 눕히고 이마에 뽀뽀해주며 굿나잇~! 하고는 불을 꺼주고 나오는 외국 영화 속 징면 자꾸 생각납니다.

언제 그게 가능할까요?'

요즘들어 가끔 제가 하늘이를 재울 때 아빠 팔을 만지며 잠들기도 하는 걸 보니 아주 먼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그 때 까지 노예 생활 충실히 하자!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410925/1f3/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수
5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하늘이를 안고 벤치에 누워 낮잠을 imagefile [10] 최형주 2016-02-22 6766
5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나는 밤을 미친듯이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imagefile [2] 최형주 2016-01-17 7747
4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무조건 사랑하고 무조건 춤추기 imagefile [4] 최형주 2016-01-01 7215
4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어떻게 이렇게 예쁠 수가 있지? imagefile [3] 최형주 2015-12-12 8103
4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그들을 바라보며 사부작 사부작 imagefile [2] 최형주 2015-12-05 6813
4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살갗이 까이도록 imagefile [6] 최형주 2015-11-27 6475
4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아침 산책이 제주도로 이사 가는 이유야 imagefile [7] 최형주 2015-11-20 9440
4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서울 살이 끝 집 imagefile [4] 최형주 2015-11-12 7200
4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그림이 마구마구 나온다 imagefile [2] 최형주 2015-11-09 8330
4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꽁꽁 추운 날, 놀이터에서 빵을 imagefile [1] 최형주 2015-11-02 7166
4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나보다 결혼 잘 한 사람 있나 imagefile [4] 최형주 2015-10-27 8683
4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의 복수 imagefile [8] 최형주 2015-10-17 7367
3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정신에도 근육이 잡혔다 imagefile [4] 최형주 2015-09-29 8376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빨리 자라 자라 좀! imagefile [6] 최형주 2015-09-25 7531
3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올 여름의 기억 imagefile [10] 최형주 2015-09-19 7266
3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귀한 웃음 imagefile [1] 최형주 2015-09-06 7162
3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1층 할머니의 고추를 걷다 imagefile [1] 최형주 2015-08-31 7881
3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하늘이의 첫 감기 imagefile [1] 최형주 2015-08-31 7163
3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하늘이의 첫 상처 imagefile [2] 최형주 2015-08-31 6212
3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양은 냄비 여섯 개의 꿈 imagefile [4] 최형주 2015-08-26 7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