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F0208-3.JPG

 

 

아차산 자락 오래된 동네

다닥다닥 붙은 빌라 중에 3층짜리 이름 없는 빌라

옥상이 있어서, 월세가 35만원이라 들어간 집에서

하늘이를 낳고 14개월을 살았다.

옥상에서 1층, 2층 할머니들과 텃밭을 옹골차게 일구고

빨래를 바삭하게 말리고

돗자리를 펴서 그 위에 앉아 밥을 먹고, 그 위에 누워 별을 보고

힘들 때는 울고

노래 부르고

소리도 지르고

바다는 뛰어놀던

그리고 하늘이를 업어서 걸으며 재웠던

우리의 Heaven... 천국의 옥상이었다.

그리고

화분을 정성스럽게 가꾸고 살림을 깔끔하게도 하시고

바다와 하늘이를 참 예뻐해주신 1층, 2층 할머니 할아버지는

가족 같은 이웃이었다.

고맙다, 모든 것이.

서울, Adios!

 

2015. 10. 29

 

+

싫었는데.

좁고 지저분하고 어지러운 그 동네가 참 싫었는데.

지나고 보니 다 고맙고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옥상이 좋았고 이웃이 좋았고

큰 품으로 언제나 우리를 반겨준 아차산이 좋았고.

그 곳에서 있었던 일들이 재미있었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서울이지만 진심으로 고마워요.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420363/efb/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225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아내와 빵 터진 둘째어록 imagefile [2] 홍창욱 2018-02-20 9911
22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네 눈 안에 나를... imagefile [6] 최형주 2015-06-08 9905
22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네 손이 내 손 만큼 커질거라니! imagefile [2] 최형주 2015-05-08 9900
222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한 날 imagefile [2] 윤영희 2014-12-06 9884
221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열한 살 마음은 고슴도치 마음 imagefile [4] 신순화 2017-04-13 9876
220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육아도 연애와 매 한가지. 울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imagefile [2] 홍창욱 2017-03-19 9864
219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아이에게 이상적인 선생님이란 imagefile [2] 윤영희 2015-10-27 9837
218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무심하게도 여름이 간다 imagefile 홍창욱 2014-08-22 9829
217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짜증과 예술사이 imagefile [4] 신순화 2017-09-10 9828
21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부슬비 내리는 날, 김치 배달 imagefile [5] 최형주 2017-01-04 9819
21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어? 발이 닿네? imagefile [2] 최형주 2014-12-09 9809
214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분노의 호미질이 가르쳐 준 것들 imagefile [6] 신순화 2017-07-25 9808
213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수학꼴찌, 초등 2년 내 딸을 위하여 imagefile [6] 홍창욱 2018-03-25 9804
212 [정은주의 가슴으로 키우는 아이] 거짓말 거짓말 imagefile [2] 정은주 2017-04-10 9803
21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제주도에서 imagefile [2] 최형주 2014-10-31 9803
210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노키즈존? 아이들이 자유로운 서귀포 공연장 imagefile [2] 홍창욱 2018-06-17 9795
209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세상 모든 아기들에게 책 꾸러미를! imagefile [2] 케이티 2014-11-19 9782
20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귀한 웃음 imagefile [1] 최형주 2015-09-06 9763
20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멋을 알아가고 있다 imagefile [2] 최형주 2014-11-05 9761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서울 살이 끝 집 imagefile [4] 최형주 2015-11-12 9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