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280일 차
번갈아가며 젖
내가 짝 젖 교정을 한다고
몇 번 번갈아가며 물려서 그런지
이제는 바다가 알아서
양 쪽 젖을 번갈아가며 먹는다.
왼쪽 조금 빨다가
오른쪽 조금 빨다가
다시 왼쪽 빨다가
오른쪽 빨다가를
반복하는 것이다.
많이 졸렸던 어느 날은
왼쪽 한 번 쪽 빨고
오른쪽 한 번 쪽 빨고를
빠르게 반복하면서
정신없이 입을 돌리다가
한 젖에 정착해 잠이 들었다.
덕분에
양 쪽 젖의 양이 비슷해졌고
짝 젖 교정도 확실히 됐는데
이 산만한 식사 분위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모유 수유 300일 차
일단 물어
저녁에 목욕을 시키고 있는데
바다가 졸려하더니
바로 내 젖을 물었다.
어! 씻겨야 되는데? 참...
달래서 겨우 닦이고 나왔는데
로션을 바르는 동안
또 젖을 물었다.
어! 발라야 되는데? 참...
젖을 물린 채로 로션을 바르느라
내 몸은 땀범벅이 됐다.
힘들면 젖부터 물고 보는
본능에 충실한 바다.
본능에 충실한 건 좋은데
내가 너무 힘이 달린다.
바다야, 우리 이제
때와 장소를 구분할 때가
온 것 같구나.
엄마 좀 살려다오.